『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을 통해 노자가 바라본 올바른 세상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치를 따르는 세상입니다. <도덕경>을 풀이하신 오강남 교수님은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써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덕을 보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문을 천천히 읽어가며 아이를 향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부모와 아이 모두 자연스러운 가정 이루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하늘과 땅은 편애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취급합니다.

성인도 편애하지 않습니다.

백성을 모두 짚으로 만든 개처럼 취급합니다.

 

하늘과 땅 사이는 풀무의 바람통.

비어 있으나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더 내놓는 것.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리는 법.

중심을 지키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출처 : 오강남 <도덕경> 2010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짚으로 만든 개는 노자 시대에서 제사 때 사용하는 물건으로 현재의 일회용품같이 한 번 쓰이는 물건입니다. 노자는 짚으로 만든 개를 통해 쓰임을 다하고 필요 없어진 도구처럼 물건에 대한 무심함을 나타내었습니다. 무편, 무당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편애는 인간관계에 대해, ‘짚으로 만든 개는 물건에 대해 각각 치우치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했습니다.

도의 근원은 알 수 없지만, 도가 모든 것의 근원이기에 신보다 먼저라고 이야기합니다. 노자가 살던 당시는 천명관이 지배하던 시대입니다. 왕과 신이 동일시되며 신은 절대성을 가졌던 시기지요. 노자의 도는 천명을 벗어나 전혀 다른 차원을 이야기합니다. 천동설이 진리라고 여겨질 때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처럼 말이죠.

무시간적이고 초시간적인 차원, 도가 모든 것의 근원이라고 주장합니다. ‘의 근원을 알 수는 없지만 도는 자연 존재의 원칙, 형식, 범주를 뜻합니다. 세상의 됨됨이가 도의 모습입니다.

세상의 본 모습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도는 자연 존재의 원칙으로 세상과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도는 자연스러움입니다. 자연은 치우친 것을 균형 있게 바꿉니다. 포용, 중화, 양극의 조화로 날카로운 것도 얽힌 것도 어두운 것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자연스러우니 심연처럼 깊어 차고 넘치는 법이 없습니다.

말이 많으면 부자연스럽습니다. 말이 많으면 한정 짓고 체계가 생겨 규제하게 됩니다. 규제가 생기면 정밀하고 확고함을 추구하게 되고 확고함은 편향을 만들어 숨이 막히는 답답함으로 생명력과 활기를 잃게 합니다.

도의 역동성과 창조성은 체험의 영역으로 지적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지적 노력은 생명력을 잃어 활기찬 체험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아이는 도와 같습니다. 자연 그 자체입니다. 온갖 것의 근원입니다. 아이가 성장하며 경험하고 이룰 모든 것의 근원입니다. 아이는 태어나면 본능에 의존해 살아갑니다. 본능은 자연스럽습니다. 신기하면 눈이 초롱초롱하고, 배고프면 울고, 즐거우면 웃고, 아프면 찡그리고, 기쁘면 미소 짓습니다. 본능은 날카롭지도 얽히지도 거만하지도 도도하지도 않습니다. 사회의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면 날카롭고 얽혀있고 거만하고 도도해 보일 뿐입니다. 사회의 시선에 따라 사는 아이는 차차 날카롭고 얽히고 거만하고 도도해집니다.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다섯 번째 이야기

 

본능으로 채워진 그릇에 사회의 지식을 적절히 넣어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사회의 지식으로 채워진 그릇에 본능을 넣으면 자연스럽지 않아 안정되지 못합니다. 감정을 먼저 만들고 지식을 넣어야 합니다. 지식을 먼저 만들면 감정은 사라집니다. 치우치지 않게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아이의 연령에 맞는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보다 아이의 현재 본능에 맞춰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본능에 맞춰 균형을 잡으면 아이는 심연처럼 깊어 넘치지 않습니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와 달리 아이의 근원은 부모입니다. 부모가 먼저 있어서 아이가 있습니다. 조화로운 부모가 있어야 조화로운 아이가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부모가 있어야 자연스러운 아이가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자연스러운 삶을 위해 부모는 비어 있어야 합니다. 사회의 지식을 잠시 비우고 아이의 본능을 살피고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본능을 포용하고 실천하는 부모가 되면 자연스러운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문기(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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