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 1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북측에서 남측으로 넘어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를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2023년도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에 지원하여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부천을 중심으로 경기도에서 일어났던 항일 독립운동에 대해 강좌를 진행하고 동시에 그 지역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부천에는 북한이탈주민이 약 650여 명이 살고 있으며, 이 사업의 홍보는 하나사랑협회 전재현 회장님과 김원옥 총무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이번 역사 아카데미는 역사 강좌 6, 답사 3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강의는 지난 812() 이음플러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부천과 김포지역의 항일 독립운동 강좌를 진행하였으며 역사 강좌의 연장상에서 826()에 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16명과 부천시민 10명 등 총 26명이 참여하였으며, 부천시의회에 모여 830분에 출발하였습니다. 이번 답사의 해설은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 소장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사진]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남부광장)
[사진]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남부광장)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남부광장)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남부광장)

 

첫 번째 목적지, 부천역 남부

대일항쟁기 부천의 중심은 부천역 남부였습니다. 1899년 경인철도가 개설되고 그에 따라 소사역(현 부천역)도 만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철도가 물자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므로 소사역은 일제의 수탈정책과 맞물려 발전하게 되었었습니다. 일제는 1920년대 산미증식계획을 수립하여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일본으로 방출하게 됩니다.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부평평야를 개간하였으며 동시에 한강에 있는 물을 부평평야의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부평수리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 당시 만들었던 수로가 동부간선수로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대장동에 남아 있습니다.

부평수리조합은 우리 선조들에게 수탈을 가속하는 촉매제였습니다. 소작인들은 지주들에게 지대뿐만 아니라 수리조합에 수세(水稅)까지 지불하게 되니 농사를 지어도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대홍수가 발생한 1925년에는 1년 농사를 했음에도 오히려 수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빚만 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니 소작인들은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소사금융조합에서 대출을 하게 되었으며, 불어난 이자는 또다시 빚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고단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일제는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위해 지금의 심곡도서관이 위치한 곳에 소사신사를 세웠으며, 1919년에는 중리에서 심곡리로 계남면사무소를 옮겨왔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관이 있었던 부천역 남부를 양경직 소장님께서 이동하며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소사역 하역노동자 동맹파업, 소사시장과 자유시장의 유래, 초기 어시장의 위치 등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주변)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천역 주변)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평농민합 소작료 인하 투쟁지 )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부평농민합 소작료 인하 투쟁지 )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소사역 하역노동자 동맹 파업지)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주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 아카데미’(소사역 하역노동자 동맹 파업지)

 

두 번째 목적지, 김포 독립운동기념관

오전 11, 부천역 남부를 출발해 점심을 하고 김포시 양촌에 위치한 김포독립운동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기념관은 김포시 차원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의병 활동에서부터 3.1독립만세운동, 항일 독립운동가분들의 공적 내용, 지역의 행정구역의 변화 과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김포지역은 19193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에 걸쳐 양촌면, 월곶면, 하성면, 고촌면 등지에서 만세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집회는 총 15, 집회 인원은 약 15,000여 명, 부상자 120, 체포자 200명으로 경기도 내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임에도 시원한 실내에서 김포지역의 항일 독립운동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독립운동사를 알 수 있고, 기념 촬영까지 할 수 있어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에서 만세를 부르는 아이들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관에서 만세를 부르는 아이들

 

세 번째 목적지, 서울 마곡 남북종합문화센터

전재현 회장님의 제안으로 서울 마곡 남북종합문화센터에 들러 <고향의 노래>라는 제목의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이 공연은 남북합작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노래는 북측 가수들이 반주는 우리나라 연주자들이 하였습니다.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공연을 통해 북측의 대중가요, 민요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하신 분들께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셨는데 우리 부천팀원 중 세 분이 당첨되어 기념품을 받았습니다.

 

남북종합문화센터 평화통일도서관
남북종합문화센터 평화통일도서관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남북종합문화센터 '고향의 노래' 공연

 

이번 답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부천에도 지역의 항일독립운동사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기념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일 그것이 어렵다면 대일항쟁기 당시 부천의 역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라도 제대로 세웠으면 합니다. 지난 2018년 경기문화재단에서 세운 표지석 3개만으로는 대일항쟁기 부천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부평수리조합을 반대했던 농민운동을 설명하는 표지판은 글씨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는데, 옆에는 쓰레기봉투가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부천시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부천시의 관심을 촉구하며 우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바쁜 일정과 더운 날씨에도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진행되는 강좌(2)와 답사(2)에도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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