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

안녕하세요, 부천어반스케치 리더 최외순입니다. 저는 부천 먹자골목에서 작은 횟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게에서 가까운 미리내 마을에 살아요. 성격은 활발하며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좀 오지랖이 넓은 편이에요. 취미는 그림 그리기, 글쓰기, 운동으로는 가끔 산악자전거를 탄답니다.

어린 시절은 호기심도 많고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걸 많이 해본 거 같아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 학기마다 미술대회에 참가했던 걸 보면 아마도 화가가 되길 원했나 봐요. 중학교에 가면서 꿈이 바뀌었죠, 수학 선생님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일로 꿈은 꿈이었던 거 같아요. 우연히 19살 때 남편을 만나게 되어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하면서 모든 걸 못 하게 됐죠. 하지만 호기심도 많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아이들 셋을 키우면서도 다양한 걸 많이 해본 것 같아요. 인생은 무한도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최외순 『부천어반스케치』 리더
최외순 『부천어반스케치』 리더

 

#어반스케치란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어반스케치(Urban sketch), 말뜻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혹은 여행을 간 지역을 현장에서 그리고 기록하는 그림을 말합니다. 집 혹은 여행지 주변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시간과 장소의 기록을 담아내는 게 어반스케치라면, 사진이나 기억에 의존해 그리는 그림은 어반스케치가 아니랍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일상드로잉이나 일상스케치등 다양한 개념으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즐기는 장르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대표님께서 어반스케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말하자면 길어요. 20193월 큰딸아이가 그때 25살인데 갑상선유두상암 판정을 받고 430일에 수술을 하면서 6월부터 방사능 실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잠도 안 오고 눈뜨고 있으면 눈물만 나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가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우연히 가게 식탁에 볼펜하고 종이가 있길래 해바라기 두 점을 그리게 되면서 그리는 동안만큼은 걱정을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은 문구점에 가서 펜, 연습장, 지우개 등을 사서 다양한 것을 그려보려고 네이버에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어반스케치동호회라는 밴드를 알게 되었죠. 거기에 가입하고 주어진 미션을 올리면서 코리아인천어반스케치리더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림이 좋아 보인다며 11월에 있을 전시회에 함께 하자고. 그렇게 시작해서 매년 인천으로 그림을 그리로 다니면서 부천에도 이런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멀리 가지 않고 내가 사는 도시를 그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사실 아이가 둘이 아파요. 태어나면서 희소병이라 치료할 수도 없고 진행될 때마다 수술을 해서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2018년도에 남자친구도 생기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거라 생각만 하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암에 걸리면서 정말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남자친구가 워낙 착해서 늘 곁에서 지켜주고 현재도 암이 진행형이지만 며칠 뒤에 결혼을 해요. 남자친구가 끝까지 지켜주기로 약속을 했죠. 어쩌면 뭐든지 포기하지 않고 서로의 믿음이 확실하다면 안될 건 없나 봅니다.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이 현장 스케치를 선보이고 있다.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이 현장 스케치를 선보이고 있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어도 쉽게 어반스케치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당연합니다. 지금은 제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반스케치는 어릴 적엔 그림일기였다면 어른이 되어서 하는 생활일기 같은 게 아닐까요?”라고. 하루에 한 장, 현장을 그리고 기록하는 거니까 오늘 기록하고 싶은 장소를 그리고 기록하는 일이니 생활일기 맞지 않을까요? 그래서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전공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겁니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는 언제 어떻게 누가 만들었나요?

우연히 제가 2021년도 8월에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부천 시의원 두 분이 가게에 오셨는데 제가 그려놓은 어반스케치 수첩을 보면서 관심을 갖더라고요. 그 뒤에 시의원님이 문화국장님을 모시고 왔는데 국장님이 부천중앙공원 아트 홀을 짓고 있는데 한번 그려볼 수 있겠느냐 물어보셔서 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말하고 나서 보니 혼자 그리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리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23년도 6월에 네이버에 부천어반스케치라는 밴드를 만들고 회원 모집을 했죠.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 단체입니다. 현재 밴드 회원 수는 315명이고 오픈채팅방은 153명 정도 됩니다. 채팅방은 오프라인 때 장소와 시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작년 7, 첫 모임을 시작하여 11월에는 제16회 부천평생학습 축제에 참여하였고, 올해 들어서는 제1회 부천어반스케치 정기전(네모갤러리) 개최, 행주산성 사생대회 참가, 베르네천 문화행사 참여, 인천 초대전(에비슈라), 거리로 나온 예술가 25인 전시(부천시청역 갤러리)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답니다.

이 밖에도 생활문화 동호회 활동지원금을 받아 우리가 그리는 부천이라는 제목으로 50인의 회원이 바라본 부천을 책으로 만들 계획이고, 10월에 있을 제17회 부천평생학습 축제와 생활문화 축제 다락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외람되게도 제가 생활문화 축제 다락시민기획단장에 임명되었답니다.)

 

거리로 나온 예술가 25인 전시(부천시청역 갤러리)에서 만난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들.
거리로 나온 예술가 25인 전시(부천시청역 갤러리)에서 만난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들.
거리로 나온 예술가 25인 전시장(부천시청역 갤러리)을 찾은 부천어반스케치 회원들
거리로 나온 예술가 25인 전시장(부천시청역 갤러리)을 찾은 부천어반스케치 회원들

 

#‘우리가 그리는 부천이라는 책 내용이 궁금합니다.

올해가 부천이 시로 승격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잖아요. 그래서 저희 회원 50인이 부천을 그리고 기록한 작품을 가지고 각자 3점씩 해서 총 150점을 이야기가 있는 책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부천의 곳곳을 회원들의 눈으로 보고 그리고 기록한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서 관공서나 도서관에 비치할 예정입니다. 50명의 회원은 그림을 전공한 빼고는 46명은 비전공자입니다. 그림도 글도 기대가 됩니다.

 

동아리 활동 후 회원들이 그린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동아리 활동 후 회원들이 그린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많은 경쟁 단체를 물리치고 경기아트센터 ‘2023년 거리로 나온 예술프로젝트에 선정되었습니다. 선정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제 생각에는 비전공자분들이고 나이 때가 60대 이상이 많았고 순수창작활동을 하는 시민들로 이루어져서 선정되지 않았나 싶어요.

 

부천식물원 카페 뜨락(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 작품)
부천식물원 카페 뜨락(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 회원 작품)

 

#리더로서 부천어반스케치 동아리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싶으신지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문화예술의 도시 부천의 오래된 골목, 지역 명소, 사라져가는 건물들을 부천어반스케치 회원들의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이와 연결된 현재의 삶을 그림으로 기록하여 먼 훗날 한 시대를 기억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전시회, 재능기부 활동으로 문화예술 및 창작활동에 대한 시민참여를 활발하게 하고 이를 통한 정서 순화 및 문화 의식 수준의 향상, 지역문화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부천어반스케치』는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스케치를 주제로 누구나 함께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미술동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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