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속협,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 주제로 토론회 개최

부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회장 허원배, 공동회장 조용익)는 지난 831일 오후 3시부터 부천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미래 100년 부천 도시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선 8기 부천시의 대표적인 공약사항이기도 한 공공병원 설립은 20223월 부천지역의 39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상임대표 손인환, 조규석)’가 출범하면서 지역의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한 상태다.

문제는 예산이다. 부천에 300병상 규모의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2,000~3,0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고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공공병원 민간 위탁 추진, 대구와 인천 제2의료원 건립 계획 폐기, 울산과 광주 의료원 설립 폐기 등 반 공공병원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천시는 프라임코어컨설팅과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 6월 말부터 6개월 동안 부천시 전역에서 부천형 공공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프라임코어컨설팅은 이번 조사에서 부천시 일반현황 및 보건의료 환경 분석 법률 및 정부 정책 등 제도적 측면 검토 입지 및 규모 분석 중점 의료분야 및 적정 병상 규모 도출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사 결과가 향후 공공병원 추진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 전철역 등을 중심으로 대시민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9월 중에 주민발의 절차를 밟아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홍보 활동 장면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홍보 활동 장면

 

한편, 이날 세미나는 조규석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하고, 나백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의 한국 보건의료 현황과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서비스의 조건이란 발제로 이선주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의 지속가능발전 과제와 부천 건강서비스’, 박상현 경기도의원의 부천시민의 보편적 건강권을 위한 지속가능한 공공병원의 미래비전 및 전략’, 권은숙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의 부천시민이 겪은 부천시 보건의료 실태와 공공병원의 필요성’, 서이슬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의 시민운동으로서의 공공병원 추진 필요성과 주민조례 발의의 의미순으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나백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개인에 대한 치료 기술 수준은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지만, 인구 집단에 대한 치료와 예방 수준 및 재난 대비체계는 부족한 점이 많은 국가라며 국민이 예방 중심 의료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필수 의료가 위축되고 재난적 의료비 가구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의료 이용의 지역별, 계층별 불균등성이 크다라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한국의 공공의료 현실을 지적했다.

이선주 전무이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공공병원은 꼭 필요하다며 부천시는 보건소가 시민의 건강증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하다. 시민의 건강 문제를 중심에 놓고 예방부터 치료, 재활까지 이끌어 줄 공공병원이 없다는 것은 감염병 위기 등 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을 위해 움직일 공공의 의료인력과 치료하고 입원할 병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라고 공공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은숙 대표는 장애인, 성소수자, 미등록아동 등 이른바 의료 약자들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접근성이 좋고,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으며, 의료인 개인의 종교적 정치적 신념이 환자와 다를 수 있음을 알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병원, 미등록 아동과 이주민도 치료받을 수 있는, 부천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병원이 설립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이슬 사무국장은, 부천은 상급종합병원 1, 2차종합병원 5개를 갖춘 도시여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고 광명에서 부천으로 이사했으나 달리진 것은 별로 없었다며 이는 개별 병원이나 의사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천에는 민간병원이 많아 상급종합병원도, 종합병원도 넉넉하게 있으니 공공병원이 세워지면 민간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고 치료중심이 아닌 예방중심의 진료체계를 확립하면서 하나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공공병원의 설립을 거듭 촉구했다.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 토론회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 토론회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 토론회에 참석한 조용익 시장
건강한 부천시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 토론회에 참석한 조용익 시장

 

한편, 박상현 의원은 최근 5년간 경기도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의 지원액(·도비)4천억 원에 이르고, 2022년 의료 손실은 910억 원으로 나타났다라며, “공공병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의료인력은 항상 결원상태가 지속되고, 경영평가는 C등급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 또한 직시해야 한다.”라고 사실상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방청석에 있던 곽내경 시의원도 국민의 힘 소속이라서가 아니라 의정활동을 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의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역시 방청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재현 전 의원은, 공공병원의 전 단계로 현재 위탁 운영되고 있는 시립노인병원의 직영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직 의원들의 주장에 맞서 방청석에 있던 한 시민은 시의원의 시각에서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만을 따지지 말고,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공공병원의 필요성을 생각해달라라며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부천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일산까지 가서 치료받았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난 이번 토론회는 공공병원 설립에 관한 찬성과 반대 목소리를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는, 아마도 부천시 최초의 공식 토론회가 아니었나 싶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더 많은 토론을 통해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수긍하는 부천시민 모두의 공공병원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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