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월), ‘공교육 멈춤의 날’을 맞아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최소한의 권리마저 보호받지 못한 채 홀로 신음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각종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의 인권도 지켜져야 하지만 교사의 교권도 보호되어야 합니다. 하루빨리 보호 대책이 마련되어 선생님들이 마음놓고 학생 지도에 임하는 날이 오기를 빕니다.

백락(伯樂)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말 감정가로, 뛰어난 말을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비루한 말을 백락이 한동안 바라보며 아깝다는 표정을 짓자 말값이 열배로 뛰었다는,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성어도 생겨났습니다.

백락은 교사의 다른 이름입니다. 그런 백락을 겁주고 모욕하고 조롱하면서 교사로서 최소한의 권리마저 지켜주지 못해서야 세상에 어떻게 천리마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백락가

어느 날 밤

몹시 굶주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최근 지방의 한 동물원에서 구조된 사자 같기도 함)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모습으로

내 품에 안기는 꿈을 꾸었네

 

나는 첫눈에

그가 주나라 목왕(穆王)의 팔준마로

하룻밤에 5천 리를 달린다는

분소(奔霄)의 후예임을 알고는

그의 몸을 칭칭 감고 있는

재갈과 굴레와 고삐를 풀어

저 멀리 강물 깊은 곳으로 던져버리고

콩과 옥수수가 무성한 풀밭 속에

그의 몸을 숨겨 주었네

 

이윽고 서너 명의 괴한이 찾아와

내 목에 칼을 겨누며

그 말은 본디 노둔한 데다

너무 마르고 힘이 없어

더는 소금수레를 끌지 못할 형편이니

차라리 죽여 고기라도 얻는 편이 낫다며

당장 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지만

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녀석들을 한꺼번에 번쩍 들어 올려

멀리 바닷속 깊은 곳으로 던져 버렸네

 

말은 사흘 낮 사흘 밤을 쉼 없이 먹고

사흘 낮 사흘 밤을 쉼 없이 자고 난 후

마침내 내 앞에 다시 나타났는데

그 눈빛은 형형하고

그 털은 윤기로 가득하며

가슴은 넓고 허리는 잘록하여

온몸에 기운이 넘치는 것이

하룻밤 5천 리를 달리고도 남을 기세였네

 

나는 그날 밤

분소의 등에 올라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을 달리며

세상에 천리마는 많으나

백락이 없음을 슬퍼하며

소리 높여 <백락가(伯樂歌)>를 불렀네

 

세상에 백락이 있고 난 후

천리마가 있는 법이니

천리마는 어느 때든 있어도

백락은 아무 때나 있는 것이 아니라네

 

그러므로 제아무리 뛰어난 명마라도

노예들의 손에 능욕을 당하다가

마구간에서 보통의 말과 함께 죽어갈 뿐

천리마로 불려지지 못한다네

 

천리마는

한 번에 한 섬[]의 곡식을 먹는데

노예들이 이를 모르고

보통의 말과 같이 먹이니

 

비록 천 리를 달릴 수 있다 해도

배불리 먹지 못한 탓에 힘이 부족하여

보통의 말만큼도 달리지 못하는데

어찌 천 리를 달리기 바라겠는가

 

먹이되, 그 재능을 다하도록 주지 않고

울어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채찍을 휘두르며

천하에 말이 없구나!”라고 외치니

, 진정 말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말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것인가

 

*백락은 교사의 다른 이름이다. 누가 교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가?(2023.09.24 현해당)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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