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도 약초(藥草)가 있다 9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니 계속 지속될 것 같았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한낮기온이 체온보다 높은 37-8도를 기록하며 열사병 환자가 많이 발생한 까닭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여름이었는데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했던 무더위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속수무책인가 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관계로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가을에 피는 꽃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선두에 부추가 있습니다. 부추는 하얗게 꽃을 피우며 큰 우산 모양을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재배하므로 거리의 화단이나 화분 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하얀 꽃잎 6개 위로 노랑 수술 6개가 위치하여 아름답습니다.

부추는 음식으로 많이 활용되는데 순대국밥, 부추전, 부추무침 등이 대표적입니다. 약용으로는 줄기 대신 씨가 활용됩니다. 부추(Allium tuberosum)는 백합과(Liliaceae) 식물로 씨가 여물면 검게 변합니다. 부추씨는 한약명으로 구자(韭子)가 되며 구자의 효능 핵심은 성질이 따뜻하다는 것과 간과 신장의 기능을 보강한다는 것입니다.

신장은 우리 인체의 하체를 담당하며, 동시에 방광 그리고 뼈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신장의 기능이 보강되면 노화로 인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반대로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증상이 개선됩니다. 또한 뼛속의 영양물질인 정()을 보충해주므로 정력이 강해지고 뼈도 튼튼해집니다. 부추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데 호남에서는 이라고 부르고 영남에서는 정구지로 부릅니다. 특히 정구지라는 이름을 통해 약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정구지(精久持), ‘()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한다는 의미로 예부터 남자들의 양기를 보충해주는 데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구자는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몸이 차갑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증상들도 치료합니다. 아랫배가 차가워서 생리통, 생리불순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좋습니다.

 

박종선(한약사, 약초당한약국 대표)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2023년 8월 31일 송내동에서 만난 부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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