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을 통해 노자가 바라본 올바른 세상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치를 따르는 세상입니다. <도덕경>을 풀이하신 오강남 교수님은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덕을 보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문을 천천히 읽어가며 아이를 향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부모와 아이 모두 자연스러운 가정 이루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계곡의 신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그것은 신비의 여인

여인의 문은 하늘과 땅의 근원.

끊길 듯하면서도 이어지고,

써도 써도 다할 줄을 모릅니다.

 

출처 : 오강남 <도덕경> 2010

 

계곡과 여성은 서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을 낮은 곳에 두고, 고요하고 탁 트이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생산합니다. 즉 개방적, 수납적, 창조적, 생산적, 항존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남성은 공격적, 진취적, 지배적, 경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요. 여성이 자연적인 도의 세계관이라면 남성은 지금의 도시적인 세계관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여인은 모든 것의 근원을 이룹니다. 생명의 근원이자 하늘과 땅의 근원입니다. 노자는 중국의 고대 사회인 나라의 모계 사회를 계승해 자연성을 추구합니다. 과거 유물을 통해 오랜 옛날로 돌아가 보면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성을 형상화 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석기 시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같은 다양한 비너스 유물들이 그 예시가 되겠지요. 나주국립박물관의 대표적 전시물인 삼국시대 금관의 주인도 DNA 분석 결과 여성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과거에는 여성의 권력이 높아서 백성들이 평온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요?

현대 사회의 기존 교육은 남성적 경쟁의 교육입니다. 사회의 방식이 한정된 자원을 더 많이 가지는 것으로 승자를 판단합니다. 승자가 되기 위해, 인정받는 자가 되기 위해 부모는 아이를 단련시켜야 합니다. 그 방법은 공격적이고 경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경기장에서 뛰려면 같은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모두 사회가 정한 경기장에서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했습니다. 부모의 규칙을 따르고, 학교의 규칙을 따르고, 회사의 규칙을 따르고, 지역의 규칙을 따르고, 나라의 규칙을 따르고, 선진국의 규칙을 따라야만 했습니다. 따라 하면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인가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건가요?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문화의 글로벌화, IT기술의 발전 등으로 세계의 다양한 정보와 문화가 빠르게 전달 확산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한정적인 경기장과 정해진 규칙에 머무를 필요가 없습니다. 무한한 세상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창조성으로 새로운 경기장과 규칙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단 하나의 규칙, 자연의 규칙을 염두에 두고 따르며 창조하고 생산해 나아가면 됩니다.

편향적인 남성적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여성적 시대로 전환하며 균형을 맞춰 나아갑니다. 점점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직장에 나가는 여성이 늘어나며 남성성과 여성성의 고정된 정체성을 유연하게 만들어 갑니다. 기울어져 있던 음과 양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순간까지 변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남성적인 교육관보다 여성적인 교육관을 가져야 합니다. 더 부드럽게 더 포근하게 더 겸손하게 더 생산적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여성적인 생활환경 속 아이의 시선은 자신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남이 아닌 자기 스스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써도 써도 다할 줄 모르고 끊어질 듯하면서도 이어지는 부모의 신비한 힘을 아이가 은연중에 느끼며 가족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도덕경(道德經)』으로 ‘자연스러운 부모 되기’ 여섯 번째 이야기

 

정문기(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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