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도 약초(藥草)가 있다 10

8월의 무더위는 쉽게 꺾이지 않고 9월까지 지속됩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도 낮에는 기온이 높고 햇살이 뜨겁기 때문에 9월 초순과 중순에는 가을을 느끼기 힘듭니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식물들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물들의 계절 감각은 정확합니다. 절기에 맞추어 꽃을 피우며 일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식물들의 잎은 색이 변하거나 영양분이 빠져 구멍이 나 있기도 합니다.

10월을 대표하는 꽃 중에 누리장나무가 있습니다.

추석 연휴 끝자락에 부천 대산(성주산)에서 시흥 소래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는데 누리장나무의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누리장나무는 마치 산에 핀 별과 같이 느껴집니다. 빨간 잎 5개에 까만 열매가 달려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누리장나무는 누린내가 난다고 하여 붙여졌으며, 한약명으로는 취오동(臭梧桐)으로 어린 가지와 잎을 사용합니다.

 

2023년 9월 30일, 부천 대산(성주산)에서 본 누리장나무
2023년 9월 30일, 부천 대산(성주산)에서 본 누리장나무
2023년 9월 30일, 부천 대산(성주산)에서 본 누리장나무
2023년 9월 30일, 부천 대산(성주산)에서 본 누리장나무

 

누리장나무는 관절질환과 고혈압에 좋은 효과를 냅니다.

한약학에서는 통증의 원인을 풍()의 침범으로 보고, 붓는 증상은 습()의 침범으로 봅니다. ()과 신장(腎臟)을 보강하며 동시에 풍습(風濕')을 제거하는 것으로 관절질환을 치료합니다. 또한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 구안와사 등에도 좋은 효과를 냅니다. 음식물 중 지질류의 흡수를 방지하여 고혈압과 관상동맥 경화에 좋은 효과를 냅니다.

또한 누리장나무는 진득찰(희렴초)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진득찰 또한 누리장과 효능이 비슷하여 관절질환과 고혈압에 좋은 효과를 내며 개화 시기도 같아 지금 산과 들에서 꽃을 피운 진득찰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요즘 대산(성주산)과 원미산으로 누리장 보러 가셔도 좋을 듯합니다.

 

2023년 9월 20일 전주 황방산에서 본 진득찰
2023년 9월 20일 전주 황방산에서 본 진득찰

 

박종선(한약사, 약초당한약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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