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반갑습니다. 재작년 여름에 제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 한 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젊은 층의 배낭 확산이 스마트폰의 보급과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에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냥 스쳐 가는 바람 같은 패션인 줄 알았는데 변혁이군요. 사진 오른 쪽의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있답니다. 저도 눈총이야 좀 받겠지만 머잖아 크로스 백을 버리고 배낭을 멜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2013년 7월-”

 

위 사진을 직접 찍은 저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대부분 시간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재작년 해외 언론들이 우리나라의 빠른 유무선 통신망과 스마트폰 보급률을 소개하는 사진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이야 지하철에서 매일 보는 일상적인 장면 아닙니까?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며 인터넷 속도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2위를 다툰다는 언론보도를 흔히 봅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기사에 우쭐해 하기도 합니다만 겉만 번지르르한 허울 좋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스마트폰이 소통과 오락이라는 소비 도구로만 사용되는 곳에서 보급률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의 가격은 기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려 팔구십만 원이나 하는 아주 비싼 기계입니다. 성능이 뛰어난 비교적 최신 노트북을 살 수 있는 가격이죠. 이 기계는 가격이 비싼 만큼 연식이 오래된 구닥다리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뛰어난 성능을 가진 초미니 컴퓨터이기도 합니다. 이 가격 뒤에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여러 가지 꼼수가 숨어 있어, 많은 사람이 비싸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남들 따라 사서 들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 기계를 범국민적으로 소비를 넘어 심지어 낭비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트북을 켤 줄만 알지 끌 줄은 모르는 제 아내도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하면서 카카오톡의 가족 채팅창에 손녀 사진을 올리고 가끔 친구들로부터 전해 받은 웃기거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전하곤 합니다. 그만큼 접근하기 쉬운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로부터 왕따 당하지 않고 카카오톡 과 밴드를 하려는 장·노년층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늘렸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찌 됐던 이미 우리 손에 쥐어진 비싼 기계입니다. 저는 우리가 이 멋진 기계를 잘만 이용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스마트폰을 기기(機器)라고 하지 않고 일부러 기계(機械)라고 했던 이유는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이 물건을 약간은 귀하게 다루어 주셨으면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기기보다는 기계라는 표현이 억지스럽지만 약간의 경외감이 들지 않습니까? 저는 앞으로 여러분과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를 활용하는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생산적·교육적 어쩌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딱딱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아는체하고 가르치려 드는 뒷방 영감(시쳇말로 꼰대)소리를 듣기는 싫습니다. 또한, 언론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놓는 IT 신기술이나 신제품 이야기도 하지 않겠습니다. 가능하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빌려 IT라면 지레 겁을 먹고 손사래를 치는 친구들과 늦게 배운 스마트폰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여러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글쓴이 소개: 수탉 선생 김성우는 금융기관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본 디지털 생활 삼십 년 차의 할아버지입니다. 현재는 IT 전문가들과 보통 사람들의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작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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