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역사아카데미 3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1028(),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경기도 안성과 화성으로 역사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역사 답사는 <2023년도 경기도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추진되었으며, 지난 8261회에는 부천과 김포를, 9232회에는 서울 여운형 선생 묘소와 근현대기념관 및 고양 행주산성을 다녀왔습니다. 세 차례의 역사 답사가 진행되는 동안 답사단은 각 지역의 항일 독립운동에 관한 내용을 미리 공부함으로써 사전지식과 이해를 높였으며, 현장답사에서는 해설사를 초빙하여 참가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날 세 번째 답사에 참여한 30명의 답사단은 오전에 안성, 오후에 화성을 방문하여 각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를 살피는 한편 단풍이 절정에 이른 가을의 정취를 함께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3.1운동 전국 3대 실력 항쟁지 안성

 

안성은 속칭 만세고개에 3.1운동 기념관(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만세로 868)을 조성하였습니다. 안성에서는 191941일 원곡면과 양성면에서 3.1운동이 일어났는데, 1,000여 명의 원곡면 주민들이 면사무소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을 한 후 양성면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원곡면에서 양성면으로 이동하려면 만세고개를 넘어가야 했는데 이곳에서 최은식, 이유석, 홍찬섭, 이덕순, 이근수, 이희룡 등의 연설이 있었고 재차 만세운동을 전개한 후 양성면으로 진출하여 1,000여 명의 양성면민과 합세하여 총 2,000여 명의 주민들이 양성주재소, 우편소, 면사무소, 일본인 상점, 고리대금업자의 집 등을 파괴하고 불태웠습니다.

이로 인하여 본래 성은고개 혹은 양성고개로 불렸던 고개가 만세고개로 불리게 되었으며, 훗날 이곳에 3.1운동 기념관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3.1운동을 통해 안성지역 주민들은 일제를 완전히 몰아내고 ‘2일간의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면사무소와 주재소 등은 일제의 말단 통치기구로서 식민 지배를 위해 억압하는 동시에 각종 수탈을 자행했던 기관이었으므로 주민들에게는 가장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순국 24, 피검 361, 옥고 127, 태형 42, 민가 소실 9동 등 격렬하게 타올랐던 안성지역의 3.1운동은 평안북도 의주, 황해도 수안 등 전국 3대 실력 항쟁지 중에서도 최고로 꼽힙니다.

안성 3.1운동 기념관은 당시 시대상을 이해하기 쉽게 일제의 만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면사무소, 우편소 등 일제가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세운 공공기관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일제는 19123월 태형령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독립운동가들에게 갖은 고문을 자행했습니다. 주리틀기, 인두지짐, , 전기, 독방, 벽관 등이 대표적입니다. 안성은 3.1운동의 자긍심을 높이고 그 정신을 잇기 위해 광복사에 독립운동가분들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4.1만세항거 기념식과 제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성 만세고개 3.1운동 기념관
안성 만세고개 3.1운동 기념관
안성 만세고개 3.운동 기념관
안성 만세고개 3.운동 기념관

 

화성 3.1운동 만세길

 

우리 답사단은 안성에서 점심을 한 후 화성 만세길 방문자센터로 향했습니다. 화성은 현재 경기도에서 가장 경제성장이 빠른 곳 중 하나로 인구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남서부에 위치한 도농(都農)복합도시 화성은 100여 년 전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 때에도 염전과 농경지가 많은 탓에 일본의 수탈이 극심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일제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도 높아서 3.1독립만세운동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화성 지역의 만세운동은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는데 송산·서신지역의 3.1운동, 향남·팔탄지역의 3.1운동, 우정·장안지역의 3.1운동이 그것입니다.

그중에서 만세길은 우정·장안지역의 3.1운동을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지난 2019년에 화성시가 발굴하여 조성하였습니다. 총거리는 31km15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답사단을 친절하게 맞이해주신 전윤주 해설사(도슨트)로부터 만세길 방문자센터에서 20여 분 동안 화성시의 3.1운동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3.1 독립운동기념비가 있는 화수초등학교 정문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은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인 동시에 화수리 주재소가 있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우정면과 장안면 사람들은 사전에 비밀회의를 열고 연합하여 43일 만세운동을 진행하여 우정면과 장안면의 면사무소를 불태우고 항거하고 순사 주재소로 진격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 순사 가와바타 도요타로(川端豊太郞)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았습니다. 이에 주민 이경백(李敬伯)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게 되자 여기에 분노한 우정·장안지역의 사람들이 도망치는 가와바타 순사를 처단하는데 가와바타가 처단된 곳이 바로 만세길 방문센터 옆입니다.

송산·서신지역의 3.1운동에서도 노구치 고조라는 일본 순사가 처단되었습니다. 송산·서신지역의 3.1운동은 328일 사강 장날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만세를 외쳤는데,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노구치 고조(野口廣三)가 주민 홍면옥을 향해 총을 쏴 어깨에 부상을 입히게 됩니다. 노구치의 폭력적 대응에 분노한 시위대는 노구치에게 돌을 던져 사망케 하는데, 우정·장안의 3.1운동과 함께 송산·서신지역의 3.1운동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바로 일본 순사를 처단했다는 것입니다. 화성 지역의 3.1운동에 관해 전윤주 해설사의 설명을 더 듣고 싶었으나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부천으로 향하는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성 만세길 방문자센터
화성 만세길 방문자센터
화성 만세길 방문자센터
화성 만세길 방문자센터
3.1독립운동기념비
3.1독립운동기념비

 

지난 3개월 동안 총 3회에 걸친 역사 답사를 통해 부천, 김포, 서울, 안성, 화성 지역의 3.1운동 역사와 각 지자체가 어떻게 그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우리 부천지부는 부천시의 항일 독립운동을 발굴하고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알리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므로 이러한 내용들을 참고하여 더 나은 사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해주신 북한이탈주민분들을 비롯한 참가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드리며, 하나사랑협회 전재현 회장님과 김원옥 총무님께도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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