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협동조합의 창립 10주년을 축하합니다.

콩나물신문 협동조합은 부천시를 지역 기반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려는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여 2013. 11. 16. 창립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은 2014. 2. 25. 격주간 종이신문인 콩나물신문 창간호를 발간하고, 시민독서모임과 지역페스티벌 참여 등으로 저변을 넓혀 왔습니다. 부천의 지역 언론은 대부분 인터넷 기반 홈페이지 형태이나 콩나물신문은 과감하게 종이 신문을 발행하여 시민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시민운동의 약화 추세에, 코로나19라는 인류사적 재앙기를 거치면서 콩나물신문도 발간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20213월 이종헌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부천의 예술, 사회적 경제기업에 대한 관심과 행사를 가지면서 신문이 다시 발행되고 있고, 202211월 제1회 콩나물시민상 시상식이라는 대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 세계적으로 국가나 사회의 공동체 안에서 극심한 대립과 분열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나 브렉시트 같은 사건이 더 이상 놀랄 소식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촛불태극기로 각기 대표되는 세력의 갈등으로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확산되면서 토론 문화가 실종되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갈등(극한 대립이 더 맞겠지요) 확산의 원인의 상당 부분은 SNS에 있다고 분석됩니다. 정보의 바다인 SNS에서 주목을 끌기 위하여 자극적인 영상과 주장이 횡행하고, 끼리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마치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자신들만의 세계관에 빠지는 현상이 널리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이 신문은 인터넷 언론과 다른 특별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언론은 찾아 들어가야하고, ‘끼리끼리 뭉치는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종이 신문은 업소에서, 대중교통에서 손쉽게 접촉할 수 있고, 기자나 독자나 냉정하게 판단할 기회를 가지게 해줍니다.

축하의 말씀을 드려야 하지만 콩나물신문에 대한 고언을 해봅니다. 먼저, 부천 시민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 기사의 발굴에 노력해야 합니다. 경제, 정치, 환경, 교통, 시민의식, 교육, 문화·. 기삿거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격주 발행의 한계 때문에 속보 경쟁을 할 수 없으므로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사보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를 소망해봅니다.

SNS가 아무리 발달하여도 종이 신문은 고유하고도 고결한 가치가 있습니다. 콩나물신문이 매주 발행되고, 부천 시민들이 널리 접할 수 있게 되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하면서 다시 한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동섭(변호사, 콩나물신문조합원)

 

김동섭 변호사
김동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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