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협동조합 창립 10주년 조합원 축사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창립 10주년과 종이신문 200호 발행을 축하합니다.

2013년에 이웃 목소리를 담는 친근한 지역신문을 만들자고 많은 분이 뜻을 모았습니다. 대부분 신문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었습니다. 그때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얼마 안 된 때였는데, 모든 사람이 신문사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우리 뜻과 맞아서 협동조합신문사로 출발하자고 암묵적으로 동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 신문사 설립 과정과 많이 달랐지요. 공개강좌를 열어, 잘 나가는 신문사와 망한 신문사 관계자를 초빙하며 그 차이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지역 협동조합신문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신문사는 조직을 먼저 갖추고 창간준비호를 찍는데, 우리는 신문사를 설립하기 전에 우리가 신문을 제대로 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고 준비호를 여러 차례 발행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콩나물신문사를 설립하고 창간준비호 없이 바로 1호 신문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신문사 일을 한 사람이 주도하면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우리는 편집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첫 주는 A, 둘째 주는 B, 셋째 주는 C, 이런 식으로 돌아가며 종이신문을 발행했습니다. 그때마다 편집팀 색깔이 반영되고, 편집 실력이 반영되면서 독자와 조합원들은 변화무쌍한 종이신문에 당혹해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자연스레, “B급 신문, 장삼이사 신문, 신문 같지 않은 신문등이 우리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고도 우리가 살아남으면 우리가 모델이 되어, 지역마다 우리 같은 지역신문이 생겨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 신문사들이 서로 협동하면 경기도신문사가 되고 강원도신문사, 전라도신문사가 될 겁니다. 그러면 전 국민을 독자로 하는 협동조합 일간지 또는 협동조합 언론사도 가능하리라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콩나물신문사가 죽지 않고 10년이 되었네요. 콩나물신문사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워 앞으로 10년 뒤에는 협동조합 경기도신문사쯤은 나올 수 있겠죠?

한효석(전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이사)

 

한효석 조합원
한효석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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