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부천시는 20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펼치고 있고,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부문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4년 연속 수상을 하게 됐다. 부천시는 2019년부터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경제, 보건, 의료, 복지 자원과 연계하여 어르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펼쳐왔다. 부천에 다양한 보건의료 조직, 사회적경제 조직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부천 내의 3개 자활기업,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협력했고, 부천시한의사회, 부천시약사회 등 보건의료 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2019년부터 부천시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참여하여 어르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건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여 병원에 갈 수 없어 건강 상태가 악화된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의사, 간호사, 작업치료사가 방문한다. 몸이 허약한데 건강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지역주민 리더인 건강리더가 매주 방문하여 건강을 체크하고 함께 운동한다. 최근에는 예방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노인일자리를 통해 건강지킴이 영역을 개발하여 혼자 살고 있거나 주변에 자원이 없는 어르신들 집으로 찾아가서 지속적인 건강증진 활동을 펼친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부천과 같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전국에 28개가 있다. 안성에서 시작하여 벌써 30년이 됐다. 의료협동조합은 의사와 지역주민이 협력해서 함께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의사가 치료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역주민 스스로 돌봄을 하는 것도 중요한 핵심 중 하나다. 부천 역시 그런 의료협동조합의 건강 활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부천시의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의사와 지역주민이 협력한 건강돌봄 모델을 구현할 수 있었다.

 

주치의와 함께 어르신 가정을 방문한 건강리더
주치의와 함께 어르신 가정을 방문한 건강리더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만 4년 동안 172명의 지역주민을 건강리더로 교육했고, 그중의 47.7%82명이 건강리더로 활동하며 288명의 어르신을 돌봤다. 현재는 20명이 매월 60여 명의 집에 방문하여 건강을 돌본다. 돌볼 대상은 부천시가 연계한다. 대부분 만성질환이 있고 독거이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다.

건강리더가 돌보는 어르신 대다수가 주변에 자원이 부족하고 우울감이 커서 신체 노화도 더 빠르게 오는 분들이다. 건강을 위해 함께 운동을 하자고 해도 움직이지 않거나 거부하고 차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리더들이 꾸준히 그분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면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하며 활기있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하는 건강돌봄이다.

건강의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인데,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낮거나 가난할수록 덜 건강하다. 잘 먹고, 잘 움직이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기회가 적을수록 더 아프다. 건강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누적되는데 그 격차는 노인이 되어 더 심각하게 벌어진다. 신체적으로 노화가 오면서 급격한 악화를 겪게 되고 회복이 더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노인의 건강 문제로 연결되는 것이다.

어르신들 집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건강을 돌보고 마음을 살피는 지역주민 건강리더는 그렇게 소외된 어르신들의 건강 문제를 지역의 중요한 자원과 연결하는 매개자가 될 수 있다. 전문가가 매번 방문할 수 없지만, 리더가 방문하여 건강을 살피고 의사에게 정보를 전달하여 문제가 생길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으면 건강 문제는 잘 관리될 수 있고 한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community health worker라고 하여 보건소가 양성하여 지역 내의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더 많은 주민이 건강한 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알고, 다른 사람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건강한 지역주민들이 얼마만큼 많으냐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유지하고 지키는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다.

 

이선주(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

 

이선주 전무이사
이선주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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