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일신 탄생 110주년 맞아 부천문인협회, 부천작가회의 소속 문인과 조용익 시장 등 지역 인사 다수 참여

<자전거> <누가누가 잠자나> 등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도 맑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노래한 작품으로 지금껏 한국 아동문학의 큰 별로 자리매김해온 은성(隱星) 목일신 선생 탄생 110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적 업적을 조명하고 학술적 성과를 발굴하기 위한 <목일신 문학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지난 16() 롯데백화점중동점 롯데문화홀에서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고경숙 시인(재단법인 목일신문화재단 이사, 목일신 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 김용희 아동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생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했다.

기조 발표에 나선 고경숙 위원장은, 2017년 이전까지 펄벅이나 수주 변영로에 비해 은성 목일신에 대한 정책적 조명은 미미한 편이었으나 2018, ()따르릉목일신문화사업회 출범(2022, 목일신문화재단으로 확대 출범), 2019년 목일신아동문학상 이후 부천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로서 그동안 숨은 별처럼 감춰져 있던 그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껏 사재를 털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양재수 목일신문화재단 이사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계속해서 목일신 기념사업의 방향성으로 문학인이자 교육가로서뿐만 아니라 항일운동가로서 목일신 선생의 면모를 밝히는 일과 향후 목일신문학관 건립 이후 문학, 음악, 무용, 연극 등 타 장르와 연계한 융합 콘텐츠 개발로 다양화(OSMU-One Source Multi Use)’ 노력이 지속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서는 온전히 민간 예산만으로 운영되는 현 상황을 탈피하여 보다 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인사말하는 양재수 목일신문화재단 이사장
인사말하는 양재수 목일신문화재단 이사장
축사하는 조용익 부천시장
축사하는 조용익 부천시장

 

이어진 순서로 김용희 아동문학평론가는 <한국 동요문학과 목일신-목일신의 동요운동과 동시문학사적 의미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1930년대 목일신의 동요운동은 일본어 창가에 대항하는 의식이자 암담함 속에서 부단히 조선인이라는 자기 존재를 알리는 길이었다며, 그의 동요미학적 특질로 ’, ‘’, ‘의 세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목일신이 소년문사로 동요운동에 뛰어든 것은 우리말로 글을 지어보라고 권유하신 아버지의 뜻에서 비롯되었다.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시대, 그의 아버지는 일찍이 어린 목일신에게 민족의식을 심어준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한창 소년문예운동이 일던 시기에 아버지의 권유는 그에게 어떤 특별한 신념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돌연 아버지가 만세운동 선동 죄목으로 체포되어 감옥생활에서 얻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돌아가시자 그 정신적 충격은 그를 깊은 상실감에 빠트렸다. 그런 상실의 세계를 대변하는 심상이 ’, ‘’, ‘이었다. 그 상실의 세계는 그의 동요운동에 대한 욕망을 더욱 분출시켰다. 거기에는 아버지의 소중한 뜻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은성 목일신 탄생 110주년 목일신 문학심포지엄자료집 41쪽에서 인용)

 

 

유성호 교수는 <목일신 동시의 심상과 그 의미>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목일신 동시의 미학으로 천진하고 단순한 시선’, ‘긍정적 시각’, ‘근원적인 것에 대한 관심을 들고, 그의 동시는 부드럽고 밝고 은은한 감각으로 싸여있다고 평했다. 또한 목일신과 그의 동시는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에 선정된 부천시의 랜드마크가 되기에도 족하다며 숨은 별이라는 뜻의 아호 은성(隱星)’이 이제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우리에게 별빛을 던지는 순간들을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 집중적이고 실증적인 노력으로 선생의 생애와 동시대의 영향을 규명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선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동시 <자전거>를 썼으며, 1928년 동아일보에 <산시내>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아동문학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86년 돌아가실 때까지 <누가 누가 잠자나>, <자장가>, <아동다롱 나비야> 400여 편의 동시를 썼고 그 밖에도 많은 수필이나 가요 등을 우리 문학사에 남겼다. 지속적이고 균질적인 시간의 자취였다.(은성 목일신 탄생 110주년 목일신 문학심포지엄자료집 59쪽에서 인용)

 

목일신 문학 심포지엄 장면
목일신 문학 심포지엄 장면

 

방민호 교수는 <일제강점기와 동요 작가 목일신-목일신 문학의 사상적 차원>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목일신 문학은 지금까지 그의 민족주의적 항일정신과 동요작가로서 당시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아동문학운동, 아동운동의 맥락에서 접근해 왔으나 이는 목일신의 문학적 모색과 실험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한 듯한 인상이 없지 않다며 이상과 김소운의 기억-1934’, ‘동광그리고 한글운동의 맥락에서 본 목일신’, ‘목일신의 시적 모색과 그 의미등을 통해 목일신 문학이 한국문학사의 어떤 국면들과 접점을 가졌는지를 통찰했다.

목일신의 동요 <가을밤>이나 <가마귀학교>에 나오는 한글 배우는 아이들 풍경은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라고 볼 수 없다. 목일신은 아동세계, 동광, 동아일보, 권덕규와 최현배의 한글, 조선어를 보며 자신의 문제의식을 가다듬고, 조선의 현실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동요와 현대시에 투영시켰던 것이다.(은성 목일신 탄생 110주년 목일신 문학심포지엄자료집 87쪽에서 인용)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양재수 이사장, 이영미 동화 부문 당선자, 문성해 동시부문 당선자, 고경숙 운영위원장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양재수 이사장, 이영미 동화 부문 당선자, 문성해 동시부문 당선자, 고경숙 운영위원장

 

한편 ‘1부 목일신 문학심포지엄에 이은 25회 목일신아동문학상시상식에서는 수상자로 선정된 동시 부문 문성해, 동화부문 이영미 작가에게 각각 일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베이스 함석헌이 단풍의 산길(목일신 작시, 한윤미 작곡), 백학(라술 감자토프 작시, 얀 프렌켈 작곡)을 열창해 두 차례나 앙코르를 요청받았으며, 끝으로 목민정 목일신 문화재단 상임이사가 무대에 올라 아버지 목일신에 대한 추억과 오늘의 목일신문화재단이 있기까지 도움 준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종헌(콩나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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