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1.5비상비상’

지난 1130일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개최됐다. 이 총회에서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손실·피해 기금 조성,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논의됐다.

한국은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적절하지 못한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2020년에 제출한 NDC는 국제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 재생에너지 및 산업 부문 감축목표를 낮추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최근 한국 정부는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 Zero Nuclear Initiative) 선언을 통해 탄소중립에 있어 핵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핵발전 3배 확대를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22개국이 참여했으며, 이미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IPCC 6차 보고서에 핵발전이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이나 비용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음이 언급되었으며, 건강한 삶, 생태적 지속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음이 지적됐음에도 계속해서 원자력 발전을 확장하려는 정부의 고집은 실망스럽다.

정부가 원자력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한국을 포함한 117개국이 지지하는 재생에너지 3, 에너지 효율 2배 공약은 유력한 대안의 증거다.

한국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여전히 재생에너지 확대하겠다는 말만 있을 뿐 예산도 정책도 후퇴하여 에너지전환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한국 정부의 COP28 대응 규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은 한국이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ZERO NUCLEAR INITIATIVE) 지지 선언을 통해 이미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 역할 확대를 추진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한국의 안전한 설계·시공·운영 등 원전 산업 전 주기에 걸친 기술과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밝힌 것을 규탄한다.

이 선언은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고 원전을 전 세계적으로 3배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까지 원전의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신한울 1호기와 같은 1.4GW 원전을 연간 한 개 이상씩 증설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원전 밀집 지역에서 활성 균열이 발견되고 지진 사례를 고려했을 때 원전 증설은 그 자체로 위험하다. 또한 원전으로 인한 수혜는 주로 대도시와 산업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위해 원전 증설 지역의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고 마을이 해체되는 등의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더불어 현 정부는 현재 SMR(소형 모듈 원전)도 검토 중이다. SMR은 핵발전 사업계의 신생 사업으로 크기가 작고 사고 위험이 낮다는 장점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발전 용량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고, 대형원전보다 최대 30배 많은 핵폐기물을 발생시킨다는 명백한 단점이 있다. 아직 신생 사업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핵산업 안보 체제 구축을 위해 미국의 SMR을 들여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선언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EUCOP28 의장단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 가능 에너지원 설치 용량을 3배로 늘리기로 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의 원전 확대 정책은 국제적인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 특히 세계 재생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RE100 캠페인 본부에서도 핵발전은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전은 높은 에너지 생산 비용, 시급한 기후위기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오랜 건설 기간 등 절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특히 우리는 이미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대형원전 사고 등을 통해 원전 사고의 결과는 수습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경험했다.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지지 선언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핵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 정부는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지지 선언을 철회하라.

-COP28은 핵발전 확대의 장이 아니다. 핵발전 3배 서약을 폐기하라.

-재생에너지 그린워싱 그만하고, 제대로 된 에너지 전환정책 수립하라.

-온실가스 배출 9위 한국, 책임 있는 손실과 피해 기금 약속하라.

 

김성재(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활동가)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사진 출처 위키 백과)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사진 출처 위키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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