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성명

126COP28(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기후환경단체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오늘의 화석상수상자로 한국을 선정하였다. 호주 가스전 사업 등 화석연료 확대, 손실과 피해 기금 불참 등이 그 이유다. 참으로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일이다. 기후협상의 진전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한 나라로 기록된 것으로써 기후악당이라는 한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COP28에서 한국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발목잡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 2050년까지 전 세계 핵발전 용량을 3배 확대하는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선언에 동참했다. 또한, COP28 초반부터 여러 나라에 한국식 CF(무탄소) 연합을 비롯해 핵발전 확대를 위한 제안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재생에너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핵발전은 결코 기후위기의 대안도, 청정에너지도 아니다. 기후위기의 해결책으로 핵발전을 선택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피하려다 핵으로 또 다른 재앙을 맞이하는 격이다. 최근 월성원전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경주지진, 영국 원전의 해킹, 지금도 발생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전쟁에서 무기가 된 원전처럼 핵의 위협은 계속해서 발생한다. 존재 자체가 위험한 핵폐기물처럼 답이 없는 문제 역시 여전한 상황에서 핵은 대안이 될 수 없다. 더는 전 세계를 핵 위협에 빠뜨리는 제안을 멈춰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세계 흐름은 핵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이다. 이번 의제 중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선언에 110여 개국이 참여한 것에 비해 별도의 핵발전 3배 확대 선언 지지는 22개국에 불과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IEA2027년까지 확충될 전 세계 발전 용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PCC 6차 보고서, IRENA 보고서 등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보다도 핵발전이 고비용이며 효과가 월등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COP28에서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결의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지금껏 역주행하던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에 비추어 그 진정성을 크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그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R&D 및 예산을 삭감해왔다. 국제회의장에서 단순히 말뿐인 생색내기를 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며 1.5도 목표는커녕 2도 목표 달성도 위협받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핵발전이라는 위험한 해법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재생에너지로의 빠르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과감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의 구체적인 정책에 그러한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의 오명과 오늘의 화석상이라는 불명예는 계속될 것이다.

 

2023128

녹색연합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에서 한국은 캐나다 앨버타주, 노르웨이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당당히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했다. (사진 출처 기후솔루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에서 한국은 캐나다 앨버타주, 노르웨이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당당히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했다. (사진 출처 기후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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