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 8,301명 참여,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시민의 열망과 의지 확인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15(),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과 주민발의를 위한 8,301인의 청구인 서명을 부천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조례안과 서명 제출을 위해 추진위는 지난해 1010일부터 3개월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청구인 서명을 진행했으며, 여기에 온라인 913, 오프라인 7,118명 등 모두 8,301명의 주민이 동참했다. 이는 주민조례 청구에 필요한 인원 5,323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부천시민의 열망과 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숫자다.

이날 부천시의회 앞에서 열린 서명 전달식에는 주민발의 조례 청구인 대표자와 수임자 등 35명이 자리를 함께해, 부천시와 의회는 공공병원설립을 염원하는 부천시민 8,301명의 목소리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추진위 조규석 대표는 부천시는 경제성을 들어 공공병원 설립 타당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번 서명운동 결과를 받아들여 부디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라고 부천시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서이슬 사무국장은 연구용역 보고서에 실린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부천시의 인구 십만 명당 사망률이 경기도 평균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점이라며 설립과 운영에 비용이 들고, 운영상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민의 안녕, 시민의 건강한 삶이라는 가치보다 돈이 되고 안 되고를 더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것 아니냐고 공공병원 설립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부천형 공공의료원 설립은 민선 8기 조용익 부천시장의 공약사항으로 부천시는 지난해 6월부터 프라임코어컨설팅에 의뢰해 부천형 공공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청구인 서명 전달식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청구인 서명 전달식
발언하는 조규석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대표
발언하는 조규석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대표
수임인을 대표해 발언하는 오목 씨
수임인을 대표해 발언하는 오목 씨

 

필요성은 인정되나 타당성은 부족하다?

6개월간의 연구용역 후 지난해 1130일 열린 최종보고회에서 용역사는 부천시에 공공병원 필요성은 인정되나 타당성은 부족하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천시는 장애인 재활 의료수요가 높고 만성질환 및 정신질환 관련 수요가 중상위 수준으로 재활·정신 등의 미충족 필수의료 중심의 공공병원 설립이 필요하나 경제성 측면에서 설립 타당성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계산한 병상 수요 추계를 근거로 부천은 상급병원 등이 많아 병상 공급 과잉 상태이며 2035년 이후에나 300병상 규모의 의료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공공의료원을 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 2,550억 원은,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6(B/C값이 1을 넘지 않으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에 해당하며, 2029년 개원을 목표로 공공병원을 설립할 때 1년 차는 141억 원, 5년 차까지 674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부천시는 이 같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공병원 설립 추진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211,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성 분석 결과 편익/비용비가 0.6으로 설립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공의료원 설립은 의료정책 변화와 지역사회의 의료환경, 인구변화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신중히 추진하겠다라는 조용익 시장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천시의회에 전달된 8청구인 서명지
부천시의회에 전달된 8청구인 서명지
서명지 이송하는 시민추진위원
서명지 이송하는 시민추진위원
서명지 이송하는 시민추진위원
서명지 이송하는 시민추진위원
서명지 전달하는 조규석 대표
서명지 전달하는 조규석 대표

 

추진위, ‘설립 타당성기준에 문제제기하고 후속 활동 이어갈 예정

부천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추진위는, 연구용역사에서 제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기준 편익/비용비가 공공병원이 지역사회에 가져올 유익을 지나치게 낮추어 평가하는 것이라며 공공병원에 대해서만큼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대전의료원과 서부산의료원, 그리고 2021년 진주병원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바 있다.

추진위는 향후 주민 조례 발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경제적 타당성 부족이라는 부천시의 결론에 대해 경제성이 아닌 시민의 필요성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촉구하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다음은 15일, 전달식에서 추진위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부천시는 공공병원설립을 염원하는

부천시민 8,301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2023109일부터 2024110일까지, 부천시민 8,301명이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청구인 명부에 서명했다. 이 중 온라인으로 서명한 서명인이 913명이었으며, 그 외 7천여 명의 시민들은 부천시 38개 시민단체장 및 100여 명의 시민 수임인들과 대면으로 만나 서명 용지에 직접 서명했다.

시장 점포, 식당, 안경점, 이발소, 경로당, 약국 등 시민들의 일상과 닿아 있는 곳에서 대면 서명이 이루어졌고, 각종 축제, 기념식, 동문회, 마라톤대회, 체육대회 등에서도 서명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3개월간 청구인 대표자와 수임인들이 만난 부천시민들은 질환을 제때 관리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이웃들과 의료비 부담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모두를 돌보는 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에 나가 보면 우리를 둘러싼 상가마다 병원과 의원이 넘치고, 상급 종합병원과 종합병원도 여러 곳인데 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다른 시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부천시민들이 너도나도 서명지에 이름을 보탰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듯, 지난해 1130일 열린 부천형 공공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최종보고회 자리에서도 부천시에 공공병원 필요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조사연구업체의 자료 분석 결과, 부천시는 장애인 재활 의료수요가 높고 만성질환 및 정신질환 관련 수요가 중상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에 기반해 재활·정신 등의 미충족 필수의료 중심의 공공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2035년 이후에는 300 병상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는 부천시가 이와 같은 미래의 수요는 물론이고 현재의 수요를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활의료와 정신질환 부문의 미충족 수요가 바로 그 현재의 수요이며, 이에 대해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능을 하는 2차 종합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자리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우리에게 부천시 보건소는 기존 민간병원들과의 협력과 연계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라는 입장만 밝힐 뿐, 공공병원 설립 추진을 고려해보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를 주요 의제로 삼아 공론화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을 때 부천시는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고 답했을 뿐, 향후 공론화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보도자료는 경제성 분석 결과 편익/비용비가 1미만으로(부천시 0.610) 설립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공병원 설립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용역사에서 제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기준 편익/비용비가 반드시 설립 타당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병원의 편익/비용비를 따질 때 공공병원이 지역사회에 가져올 유익을 지나치게 낮추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이에 따라 공공병원 설립에 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20년 대전의료원과 서부산의료원, 2021년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정책 추진 주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과정과 결과가 달라짐을 시사한다.

언제고 다시 올 수 있는 팬데믹 사태에 대비하고 초고령 사회, 만성질환 증가 등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지역 내 공공병원은 필수적이다. 연구용역 보고서에 실린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부천시의 인구 십만명당 사망률이 경기도 평균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점이었다. 2022531일 기준, 경기도의 인구 십만 명당 코로나 19 발생률이 36780명이었는데 부천시의 인구 십만 명당 코로나 19발생률은 34694명이었다. 그러나 인구 십만 명당 사망률은 경기도가 46.4명일 때 부천시가 70.9명으로, 부천시의 사망률이 현저히 높았다. 이는 공공병원이 없는 부천시가 그만큼 감염병 대응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립과 운영에 많은 비용이 들고, 운영상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민의 안녕과 건강한 삶이라는 가치를 배제한 성급한 판단이라 볼 수 있다.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는 오늘 서명 제출 이후 남은 주민조례발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경제적 타당성 부족이라는 부천시의 결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경제성이 아닌 필요성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촉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8,301 부천시민의 목소리가 부디 잘 전달되어, 부천시가 진정으로 시민과 함께다시 뛰는 부천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이에 오늘 우리는 다음 세 가지를 부천시에 요구한다.

1. 부천시의회는 주민이 발의하는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조속히 상정해 가결하라.

2. 부천시는 경제성이 아닌 시민의 필요에 기반해 정책 결정을 내리고, 시민의 요구에 책임 있는 자세로 응답하라.

3. 부천시는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을 준비하기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하라.

2024115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 청구인대표자 및 수임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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