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THE PEOPLE

최숙미 회장님, 안녕하세요. 지난 14, 11회 민들레수필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축하드리며 먼저 먼저 콩나물신문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장 최숙미입니다. 오랫동안 콩나물신문과의 인연이기에 정겨운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수필가로 활동하다가 소설로도 등단했습니다. 새해 수필 등단지인 에세이문예(한국본격문학가협회)에서 제11회 민들레수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큰 상이지만 외부로 알리자니 쑥스럽습니다.

 

최숙미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장
최숙미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장

 

비교적 늦게 수필가로 등단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문학 장르 중 수필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가들은 대개 문학소녀였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없고 50세에 한국방송통신대학을 가면서 과 선정을 고민하다가 책이나 많이 읽자는 심정으로 국어국문과에 입학했습니다. 4학년 2학기 때 수필로 등단을 했더니 그때부터 급해졌습니다. 문학 서적을 과제 하듯이 읽으며 수필이론 공부를 하고 수필을 썼습니다.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말이 있듯이 저도 미쳐갔습니다. 등단할 때 응모작 2편뿐이었는데 등단 2년 만에 수필집 칼 가는 남자를 출간했으니까요.

 

제11회 민들레수필문학상 시상식(사진 오른쪽은 권대근 에세이문예사 대표)
제11회 민들레수필문학상 시상식(사진 오른쪽은 권대근 에세이문예사 대표)

 

칼 가는 남자(2012), 까치울역입니다(2016) 등의 수필집으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간단한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칼 가는 남자는 연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쏟아내고 또 차면 쏟아내듯 수필을 썼습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수필로 풀어내니 치유가 되었고, 행복했던 순간들은 더욱 귀중해졌습니다.

까치울역입니다는 좀 더 다듬어진 수필을 쓰려고 애쓴 결과물입니다. 저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조금씩 주변으로 사회로 눈을 돌리려고도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까치울역입니다는 제게 큰 행운도 가져다주더군요. 수록 작품 엉겅퀴2015년 전국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대학교수들과 평론가들이 뽑은 40인에 선정되어 평설로 읽는 대표수필에 평설과 함께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제17회 원종린 수필문학상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문학을 하며 알게 된 건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이었습니다. 인생사 만만치 않지만, 작가도 독자도 문학으로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3년 가을 마곡사 문학기행(부천문인협회)
2023년 가을 마곡사 문학기행(부천문인협회)

 

지난 2021년에는 데이지꽃 면사포라는 소설집도 출간하셨습니다. 수필에서 소설로 문학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으신데, 작가로서 느끼는 수필과 소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수필은 체험의 문학이기에 인성을 조율하는 문학이라 여깁니다. 낮았던 자존감을 끌어올려 주고, 들뜨는 순간들을 가라앉혀 평정심을 갖게 하는 문학이 수필인 것 같아 수필을 사랑합니다.

소설은 수필에서 풀어내기 불편하거나 건드리기 힘든 부분들을 구애받지 않고 써낼 수 있어 자유롭습니다. 소설에 몰입하면 쉬고 싶어도 쉬어지지 않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이럴 때면 엄청난 속도가 붙는데 참으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런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소설창작에 매진하려 합니다.

 

 

지난해 7,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부천문학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취임 소감과 올해 2024, 부천문협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벌써 6개월이 지났네요. 제 취임 소감은 문학 하면서 행복하게 삽시다.’였습니다. 회원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작품을 쓰고 책을 출간했으면 좋겠고, 또 틈틈이 함께 차도 마시고 여행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4년 부천문협의 목표는 문학 공간을 갖는 것이며, 회원들께 소액일지라도 창작의 보상이 주어질 수 있도록 뛰어 볼 생각입니다.

 

공광규 시인 초청 문학 강좌
공광규 시인 초청 문학 강좌

 

올해는 부천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 도시에 가입한 지 7년째가 되는 해입니다. 진정한 문학 창의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부천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문화예술발전기금을 희망하는 작가들은 많으나 선정 인원은 턱없이 적고 행정절차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부천시가 예술인들과 협력관계가 아니라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문학 창의 도시인데도 부천 문학인들을 위한 차별화된 혜택이 없습니다. 부천시의 문학 창의 도시다운 면면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문화 창의 도시로 희석시키지 말고 문학 창의 도시로서 해야 할 일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다른 건의는 부천시가 관내 출판사와 협력하여 지역 작가들의 출판비 부담을 덜어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작가들뿐만 아니라 부천 출판계도 더욱 발전하리라 봅니다.

매년 시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부천의 책> 선정도 문제입니다. 이름만 <부천의 책>이지 부천 작가들의 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타이틀을 <부천 도서관이 선정한 책>으로 바꾸든가, 아니면 부천 작가의 책을 한두 권이라도 포함해야 명색에 맞는 행사가 될 것입니다.

 

부천문학 80호 출판기념회
부천문학 80호 출판기념회

 

일부에서는 부천 작가들이 외부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부천의 책>에 선정될 정도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와 작가적 역량은 별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마케팅 부족으로 빛을 못 보고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부천 작가들이 지역에서 어렵게 책을 낸다 한들 어떻게 대형출판사와 대형서점이 장악하고 있는 지금의 유통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지역 작가의 책이라고 시립도서관에서 무작정 구매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든 도서관 서가에 진열되게 하려고 자비를 들여 책을 보내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시 차원에서 홍보도 해주고 판매도 알선해 주는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제3회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수상자와 함께. 사진 오른쪽부터 박희주 소설가, 수상자인 비엣타인응우엔 작가, 정무현 시인, 김성배 시인, 최숙미 회장, 조옥임 수필가, 임수임 수필가 
제3회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수상자와 함께. 사진 오른쪽부터 박희주 소설가, 수상자인 비엣타인응우엔 작가, 정무현 시인, 김성배 시인, 최숙미 회장, 조옥임 수필가, 임수임 수필가 

 

젊은 작가들의 기피로 대다수 문인단체가 고령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끌어들일 비책이 있으신가요?

젊은 작가들은 문학만으로 배를 불리는 세대가 아니니 생계 문제도 있을 것이고, 기성작가들과의 소통 부재에서 오는 문제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나마 2023년 복사골 예술제에서 부천문협 디지털 백일장과 디카시 공모전에 300여 명의 시민과 학생이 참여한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영입 또한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천문학 80호
부천문학 80호

 

부천문협 회장으로서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작가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도 소개해 주세요.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무엇보다 부천시 지원으로 <부천 작가상>을 신설하여 회원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작가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목표를 정하면 욕망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마음을 피폐하게 할 것 같습니다. 주어진 일은 치열하게 해내려 합니다. 거기에 따른 결과가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일이지 않을까요.

 

공광규 시인과 함께. 왼쪽부터 김명숙 시인, 이길순 수필가, 최숙미 회장, 공광규 시인, 박영녀 시인, 김은혜 시인 
공광규 시인과 함께. 왼쪽부터 김명숙 시인, 이길순 수필가, 최숙미 회장, 공광규 시인, 박영녀 시인, 김은혜 시인 

 

끝으로 부천문협에서 함께 활동하고 싶은 작가분들께 가입 조건과 절차를 안내해 주세요.

우리 부천문협은 부천에 주소지를 두었거나 부천에 있는 직장, 학교, 기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 중 등단자, 문학 서적 출간, 부천 신인문학상 수상자에 한해 입회가 가능합니다. 연락해주시면 입회원서 보내드립니다. 등단지 원본, 출간 문학 서적, 부천 신인문학상 수상 증명서 등을 함께 보내주시면 심사를 거쳐 입회할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캘리그라피 온유 이주희
캘리그라피 온유 이주희

 

인터뷰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