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문제 해결의 새로운 대안

안녕하세요. 2024년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희망으로 시작하는 새해에 호기롭게 몇 가지 목표를 수첩에 적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는 아직 출발 종이 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보니 벌써 1월 중순입니다.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실천으로 옮겨야겠다 싶습니다. 제 맘속 악마는 이왕 늦은 거 설 지내고 하지?’ 하며 속삭입니다.

솔깃한 제안이지만 더 미루면 시작도 못 할 것을 잘 알기에 몸도 마음도 추스르려 합니다. 또 악마가 속삭이죠. ‘어차피 늦었고 작심삼일일 텐데 뭘 하겠다고 호들갑을 떠니? 그냥 살던 대로 살자. 괜히 피곤해진다라고 합니다. 이럴 때 악마를 물리치는 말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개그맨 박명수 씨의 말이지 싶습니다만 하다가 중단하면 한 만큼 남는다라는 말로 악마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칩니다. 여러분 모두, 한 만큼 남는다고 하는 자세로 다시 심기일전하시길 응원합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사실 2024년 신년 호부터 글을 올려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제 변명이었습니다. 올해 10회 정도 본지에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RJ)’에 관한 소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귀한 지면을 내어주신 편집부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아마도 회복적 정의’, ‘회복적 생활 교육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도 계시고,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죠. 혹시 내용 가운데 부족한 부분,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의견과 문의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프리픽)
(사진출처 프리픽)

 

저는 회복적 정의활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세사람>의 대표 남태일입니다. ‘세사람이라는 단체명에 궁금함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해서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먼저는 새롭다는 의미의 새(new)가 아니라 숫자로 3(three)입니다. 또 세 명으로 시작한 단체냐고 하지만 무려 4명이 마음을 모아 출발했습니다. 회원이 3명이냐고 묻는 분도 계시죠. 허나 현재 15명의 회원이 있고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세사람인가 싶으시죠? 3이라는 숫자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수이고, 동서양에서 완벽한 숫자로 여깁니다. 3각형은 모든 다각형의 시작이고 가장 안정된 구조로 외부의 힘을 잘 견딜 수 있다고 하죠. 고대 문헌에 3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런 꽤 괜찮은 의미를 모아 담아 <세사람>이라고 정했습니다.

<세사람>은 회복적 정의(생활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열려 있는 모임입니다. 격월로 시민을 대상으로 회복적 정의(RJ) 소개 강의를 하고, 지역의 학교나 기관의 요청에 따라 일정 자격 이상의 회원들이 나가서 서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사람>은 부천에 회복적 정의(생활 교육)가 개인과 가정, 학교와 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모임과 활동을 합니다. 2024년에도 시민들과 함께 평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길 바라며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세사람' 로고
'세사람' 로고

 

도대체 회복적 정의는 언제 말하려고 하는가 싶으실 것 같습니다. 충분히 뜸을 들였으니, 이제부터 회복적 정의가 무엇인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회복적 정의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그래서 아주 익숙한 정의에 대한 새로운 관점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라도 무엇이 올바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가 하는 나름의 기준과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관점은 일부러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스며들고 형성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관점은 갈등과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식에 차이를 가져옵니다. 가정이라는 작은 단위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관점에 따라 갈등과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해서 회복적 정의를 말하기에 앞서 우리가 가진 관점은 무엇인지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다음 호까지 마음속으로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당신이 어떤 잘못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깁니까?’ 이 질문에 대한 콩나물신문 독자님들의 답변에서 회복적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남태일(평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 <세사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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