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토종학교 교장 백 엠마 수녀의 「토종씨앗 열린강의」 성황리에 개최

토종 씨앗의 보존과 보급에 힘쓰고 있는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토종씨앗 열린강의가 지난 22()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환을 꿈꾸는 공간, ‘열린’(부천시 원미로 81)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전환을 꿈꾸는 공간 열린과 평화미래플랫폼 파란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강의는 ‘2024년 도시상자 텃밭 가꾸기첫 번째 행사로 제1왜 토종 씨앗을 심어야 할까요?강의와 2토종 씨앗 심기실습으로 이루어졌다.

토종 씨앗이란 한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이 자연 생태계(자연적으로 대대로 살아옴)와 농업 생태계(농부에 의해 재배, 이용, 선발의 과정을 거침)를 통해 기후와 풍토에 적응되어 이어져 온 것으로 대개 한 세대 정도(30년 이상) 우리 땅과 기후에 적응해 형질이 유지되어 온 것이면 토종으로 친다.

 

2024년 도시 상자텃밭 토종씨앗 열린 강의 포스터
2024년 도시 상자텃밭 토종씨앗 열린 강의 포스터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의 「토종씨앗 열린강의」 (사진 최은민)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의 「토종씨앗 열린강의」 (사진 최은민)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

 

토종 씨앗의 위기는 급격한 산업화와 관련이 있다. 20세기 산업 문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씨앗이 사라졌다. 대량 생산과 보기 좋은 농작물만을 고집하는 농업 정책으로 인해 그에 부합하지 않는 수많은 작물이 외면되었고, 그 결과 20세기 들어 전체 작물 품종의 75%가 절멸된 것으로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추산하고 있다.

토종 씨앗이 외면받는 사이 몬산토와 같은 다국적기업이 세계의 토종 종자들을 확보하고 이를 독점하자 농민들은 종자주권을 잃고 다국적기업의 구미에 맞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들 다국적기업이 유전자조작을 통하여 개발한 불임종자(씨앗을 맺지 않는 종자) 때문에 농민들은 매년 비싼 값을 주고 종자를 구매하는 종자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국내 굴지의 종자 기업 대부분이 해외 기업에 인수되면서, 종자 산업이 초토화됐다. 다행히 지난 2012,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한농이 몬산토코리아를 인수하여 무, 배추, 오이, 수박, 양파 등의 종자 로열티를 찾아오기는 했으나 아직 종자주권을 향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양평 토종학교 교장 백인선 엠마 수녀가 직접 채종한 토종씨앗
양평 토종학교 교장 백인선 엠마 수녀가 직접 채종한 토종씨앗
양평 토종학교 교장 백인선 엠마 수녀가 직접 채종한 토종씨앗
양평 토종학교 교장 백인선 엠마 수녀가 직접 채종한 토종씨앗

 

문제는 종자주권만이 아니다. 다국적기업들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유전자 변형 생물체로 명명되는 LMO(Living Modified Organisms)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옥수수, , 카놀라, 면화 등의 신품종이 현재 전 세계 29개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재배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수입은 단연 세계 으뜸이다. 2022년 통계를 보면, 국내에 수입 승인된 식품용, 사료용 LMO는 약 1,105만 톤이며 그중 사료용과 식품용이 각각 940만 톤(85%)165.3만 톤(15%)을 차지한다. 작물별로는 옥수수가 988만 톤으로 전체 식품용, 사료용 유전자 변형 생물체 작물별 수입량 중 83.4%에 해당한다. 뒤이어 식품용 유전자 변형 대두가 99.4만 톤으로 전체 수입 승인량의 9%를 차지한다.

LMO를 이용한 유전자 변형 식품(GMO) 수입 역시 최상위권다. 201875,226, 202084,984톤에 이어 2022년에는 11784톤으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 같은 유전자 변형 식품은 아직 유해성이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안전성이 확보된 것도 아니어서 국민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식약청 고시로 유전자 변형 식품의 경우 반드시 그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다만 가공 후 GMO DNA가 남아 있지 않다면 표시할 의무는 없다라는 조항으로 인해 GMO 콩을 사용한 식용유나 간장, 고추장이라 할지라도 그 표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 돼지, 닭 등의 가축에게도 대부분 GMO 옥수수가 들어간 사료를 먹인다고 하니 우리는 알게 모르게 GMO에 상당 부분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같은 GMO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답은 다름 아닌 토종 씨앗을 되살리는 데 있다.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의 「토종씨앗 열린강의」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용문분원 백 엠마 수녀(양평 토종씨앗 전문가 양성과정 양평시범학교 교장)의 「토종씨앗 열린강의」
강의 후 참가자들과 함께(사진 최은민)
강의 후 참가자들과 함께(사진 최은민)

 

한때 신토불이라는 노래가 유행한 적 있는데 신토불이야말로 토종 씨앗의 중요성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이다. 우리 땅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토종 씨앗은 우리의 몸과 입맛에 가장 자연스럽게 정착된 생명체이자,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친환경 농업과 텃밭 농사에 적합한 종자이며, 우리의 종자주권과 식량 주권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편이다.

강의 말미에 백인선 엠마 수녀는 토종 씨앗을 지키는 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씨앗을 받을 때마다 한 알의 씨앗이 백배 이상의 열매를 내는 생명체라는 사실이 내 손안에서 느껴져 올 때는 경이감마저 듭니다. 일찍이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 씨앗 한 알 속에 우주가 담겨 있다라고 하셨는데 토종 씨앗이야말로 우리 선조의 얼이자 우리의 미래를 지켜줄 지구상에서 유일하고 유용한 유전자원입니다. 토종 씨앗을 지키고 확산하는 일에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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