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야구단 김란 조합원

지난호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던 황유미 조합원이 오랜 ‘절친’ 김란 조합원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두 조합원이 주고받은 손전화 문자를 통해 진행되었고 콩나물신문 편집부에선 절친끼리 주고받은 생생한(?) 언어들을 그대로 싣기로 했습니다.

 
 
황 : 콩나물신문조합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요?
 
김 : 중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황유미 조합원이 “콩나물야구단 하지 않을래? 콩나물신문협동조합에 가입하고 한 달에 만 원씩 내면 야구단 할 수 있어.” 라고 말을 해서 고민을 하다가 가입하게 됐습니다.
 
황 : 야구단 외에 신문협동조합원으로서 기대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김 : 언론 쪽으론 관심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조합원이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선에선 도움을 줘야겠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 : 그 할 수 있는 무엇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죠? 추상적이어도 괜찮습니다.
 
김 : 제가 무능력자라 대단한 건 아니고요. 소소한 거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이 인터뷰라든지 얼마 전에 득규쌤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노랑나비 접기라든지... 말해 놓고 민망하네요 ㅋ (여기서 ‘득규쌤’은 부천 민예총 사무국장이자 콩나물야구단 단장인 이득규 조합원을 말한다.)
 
황 : 요즘 몰두하고 있는 게 있나요?
 
김 : 제가 멀티로 뭘 하는 걸 잘 못해서요. 요즘 캐드 학원 다니며 학원에서 초집중해서 ATC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고요. 평일에 시간 날 때와 주말에는 야구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야구 잘하고 싶어요!!!!! 아, 회사에선 회사 일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디든 똑같지만 힘드네요.
 
황 : 알겠습니다. ATC 자격증은 뭡니까? (김란 조합원 묵묵부답) 네, 모르신다구요. 성의없는 답변 감사합니다. (황유미 조합원 재빨리 다른 질문 던짐) 유연석이라는 남자배우를 핥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대 중후반의 나이에 뭐하는 짓입니까?
 
김 : 덕질(무언가에 몹시 몰두하는 것을 가리키는 인터넷 용어)엔 나이가 없습니다. 이것도 나름의 취미생활입니다. 스트레스 해소구라고!! 이 자식아.
 
황 : 그게 아니라 현실 남자를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외로움도 많이 타시는 걸로 아는데 이 인터뷰를 통해서 애인구함 어떤가요?
 
김 : 껒여(‘꺼져’의 인터넷식 변형)
 
황 : 공적인 자리입니다. 언행을 자제해 주시죠. 집에 스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타이핑 속도를 조금 올려 주시겠습니까?
 
김 : 저는 외롭지 않은데요. 학원도 다니고 주말에 야구하고 회사도 성수기라 외롭다는 생각할 시간 자체도 별로 없고, 날 풀리면서 집에서 혼자 맥주 한 캔씩 하는 것도 즐기고 지금 전 현재를 즐기고 있습니다만. 남자에 목 매던 것도 예전 얘깁니다. 이 자식아. 몰아가지 마. -_-
 
황 : 요즘 저녁마다 술 없이는 잠 못 든다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스스로 외롭지 않다고 최면 거는 게 아닌지요? 저는 팩트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김 : 반애주가라 그렇습니다. 날이 풀리면서 맥주가 당기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리고 피곤해서 잘만 잡니다. 학원 가는 날엔 15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전자파 받아서, 집에 돌아오면 기절합니다. --^
 
황 : 우선 여기까지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여지를 남겨두겠습니다. 스스로를 기절시켜 잠든다니 슬프군요.
 
김 : 내 일하고 저녁 굶고 학원 가서 집중까지 해서 도면 그리면 머리 아프고 피곤하거든요?
 
황 : 네. 알았다는.
 
김 : ㅇㅋ 끝남? 
 
황 : 공식적인 자리입니다. 말 줄이지 마십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김 : 웹툰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거기서 제가 꽂힌 말이 있습니다. ‘녹두전’이라는 웹툰에서 나온 말입니다. “불행은 자랑하는 것이 아니더라. 불행은 입 밖으로 내보낼수록 커진다고 그러더라고. 말이란 건 보이진 않지만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어서, 하는 말대로 다 이루어진대. 더욱이 불행은 그 힘이 더 커서 조심해야 해. 처음에는 너를 동정하고 위로해 줄 수 있지만 그게 시간이 지나면 널 무시하고 불쌍한 사람 취급을 하게 만들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너 자신을 비약하지 마. 그럼 앞으로 넌 더 불쌍한 사람이 될 거야. 네 팔자 네가 만드는 거라고.” 제 가슴에 와 닿는 말인데요. 말에는 큰 힘이 있다는 것. 힘들거나 지칠 때는 그 감정에 솔직해지고 인정하고 나서 훌훌 털어버리는 연습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힘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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