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녹색당 당원 유진생, 박제훈 인터뷰

부천 녹색당 유진생 당원
 
박제훈 : 약대동에 있는 협동조합 달나라토끼 떡 카페 사무국장이에요. 그 전에는 부천 YMCA에서 6년 동안 일했고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후부터 녹색당원이 되었습니다.
 
유진생 : 저는 부천녹색당 당원입니다. 나이 이야길 해서 그렇지만, 나이가 많아요. 67살 때 가입했어요. 공무원을 23년 했어요. 녹색당은 살면서 처음으로 가입한 정당이죠. 격월간 잡지인 녹색평론 김종철 대표 강연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녹색당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천 녹색당 사람들이 모여서 맨 처음 뭘 했는지 궁금해요. 
 
박제훈 : 부천녹색당은 당원 모임이라기보다 녹색당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 공부모임이었어요. 책 읽고 토론했죠. 중간에 박병상 선생님이라고 인천에 계신 분이 함께 하면서, 선생님이 토론을 이끌었어요. 부천지역 이슈가 있을 때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고요. 하지만 정당 활동을 제대로 못했죠. 대신 꾸준하게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책 읽고 공부했죠.
 
부천에 녹색당원이 몇 명인가요? 
 
유진생 : 당비를 내는 당원을 당권 당원이라고 해요.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는 당권 당원이 60명 정도 되요. 일반당원까지 다 하면 70명이 조금 넘고요. 당비를 안 내도 가입할 수 있어요. 사실 마음은 공감을 하지만 그 당비를 매월 얼마씩 내는 건 쉽지 않죠. 
 
녹색당을 모르는 분들이 많으세요. 콩나물신문협동조합 페이스북에 녹색당 인터뷰를 한다고 미리 알렸는데, 녹색당을 처음 들어봤다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녹색당은 어떤 정당인가요?
 
박제훈 : 녹색당 특징의 하나는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이죠. 녹색당은 국가마다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당명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말하자면, 특히, 레드(노동 정당)하고 어떤 차별성이 있냐하면, 제가 봤을 때는 레드도 우익이나 마찬가지로 성장지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어요. 녹색당은 더 이상의 성장도 안 된다는 거죠. 지금의 속도로 성장을 지속해가면, 자연파괴가 불가피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해요. 녹색당에서 적정기술이란 말을 해요. 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하는 현대 사회에서 적정기술로 과학과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루어야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유진생 :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녹색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이죠. 아주 늦게 출발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계기가 되어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1년에 걸쳐서 만들었죠. 우리가 흔히 녹색가치 하면 보이는 거 위주로 생각하는데, 녹색당의 녹색은 더 넓게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사람이 사는 터전인 지구를 지키는 거 못지않게. 사람의 생명이나 인권, 그들의 경제적 문제, 사회적 차별문제, 특히 소수자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리고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죠. 
 
녹색당원에 대한 편견이 몇 가지 있다는데요. “녹색당원은 채식을 한다”라는 군요. 두 분이 채식을 하시나요?
 
박제훈 : 아닙니다. 육식을 합니다. 녹색당내에 채식을 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시선이 있죠. 녹색당안에는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하거든요.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의 관점에서는 육식을 적게 하는 건 맞죠. 하지만 실천의 문제까지 가면 저도 사실 부끄럽죠. 
 
“녹색당원은 중산층 엘리트”라는 시선도 있는데요. 
 
유진생 : 중산층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면 우리 당원 중에 취직을 못한 청년 열성 당원이나 주부당원도 있죠. 그들이 다 중산층이겠습니까? 엘리트의 의미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야죠. 좋은 대학을 나왔느냐, 부자냐가 아니라 얼마나 현 사회를 합리적 비판 시각으로 보는 지로 따진다면 녹색당원은 엘리트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은 복잡하고 어려워서 공부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도 참여할 수도 없으니까요. 항상 공부한다는 점에서 녹색당원은 엘리트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박제훈 : 글쎄요 꼭 그렇진 않겠지만, 중산층이라기보다는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이 참여하셔서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탈핵 문제, 기본 소득 관련된 정책, 성소수자 정책 등 관심을 갖는 분야를 말하자면, 조금 어려운 이슈들이죠. 이런 담론들이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야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보니 중산층 엘리트들의 집합이라는 오해를 하는 것 같아요. 
 
부천 녹색당 박제훈 당원
 
녹색당은 목표가 정권창출인지, 변화를 위한 운동인지요?
 
유진생 : 정당이라면 당연히 집권이 목표죠.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시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정당 활동을 하는 개인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정당이 지향하는 철학과 목표를 지지하기 때문에 당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의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변화와 전환을 위한 운동을 하고 싶어서 녹색당원이 되었어요. 집권이 유일한 목표는 아니라고 봐요. 사실 정치를 통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에 정권 창출을 이뤄내야 하는 것도 있어요. 현 체제에서 저희가 집권하기는 어렵죠(웃음). 선거법이 비례대표제로 바뀌고 지금보다 훨씬 노력하지 않는 한 말이죠. 
 
박제훈 : 사실은 정당의 탈을 쓰고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수준이에요.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과 같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주축이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집권당이 되는 건 요원한 일이지만, 당장은 국회의원 1명 만들기로 목표로 할 거 같아요. 
 
녹색당원으로서 부천을 바라보면, 부천이란 도시는 어떤 거 같으세요?
 
유진생 : 부천이 대한민국 전체의 그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녹색을 지향할 준비가 덜 되어 있죠. 성장주의 경제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환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박제훈 : 글쎄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본적은 없는데, 어쨌든 녹지공간이나 자연환경적인 부분에서 열악하죠. 고속도로로 둘러싸여 매연과 소음이 심하고, 좁은 지역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인구 밀도가 매우 높으니까요. 하지만, 부천지역 시민단체나 노동운동 기반이 있어서 녹색활동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여타 타지역보다 진보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대장동과 같은 녹지공간은 반드시 살리고 지켜나가야 할 것 같아요. 
 
부천 시민이 녹색당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씩만 말씀해 주세요.
 
유진생 : 현재 삶의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위험 사회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아요. 정당 활동을 통해서 바른 가치관과 생각을 키우고 삶의 삶의 태도를 바꾸어 나간다면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녹색당원이 되어 주세요. 
 
박제훈 : 현재의 시스템으로 저희 세대까지는 먹고 살 거 같아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 세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이들이 커서 누릴 세상에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우리가 누리는 풍족함이 우리 아이 세대에서 뺏어온 것이면 안 되잖아요? 미래 세대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 경제와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걸 고민하는 곳이 녹색당이고요. 미래와 아이들을 위해서 녹색당원이 되어주시면 좋겠어요. 
 
올해 부천 녹색당 계획이 있을까요?
 
유진생 : 먼저 녹색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거죠. 그리고 녹색당이 생각하는 메시지를 여기저기에 알리고 싶고요. 올해 부천 녹색당 예산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요. 부족한 예산이지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당원이 몇 배 늘면 좋겠지만, 쉽지 않죠. 그리고 부천 지역 의제에도 참여하려고 해요. 대장동 들판을 산업단지로 만든다는데, 녹색당에서 공공행정에 영향을 주고 싶죠. 발암물질이 나오는 인조잔디나 학교 급식 문제 등 녹색당이 참여해야 할 현안은 끝이 없습니다.
 
가까운 날에 녹색당 모임이 있나요?
 
박제훈 : 5월 29일(금) 저녁 8시, 약대동 달나라토끼 떡 카페에서 부천 녹색당 총회를 해요. 그리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7시에 달나라토끼 떡카페에서 녹색평론 독자모임을 하고요. 녹색평론 책을 읽고 편하게 오시면 되요. 6월에는 24일이네요. 콩나물신문 조합원들도 오세요.
 
마지막으로 녹색당과 관련해 읽으면 좋을 책을 추천해주세요.
 
유진생 : <녹색평론>이란 잡지를 권하고 싶어요. 돈 만원내면 볼 수 있는데, 공부가 많이 돼요.그리고 최근에 ‘신성한 경제학’이란 책이 나왔어요. 우리가 다 좋아하다가 신이 되어버린 돈이 어떻게 나빠져 왔는지 돈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돈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박제훈 : 단행본으로 추천하면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추천하고 싶어요. 정말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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