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나물 조합원들의 추천만화

 

박새로미 조합원의 추천작
- 언플러그드 보이(1996)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천계영작가의 초기작이였지요.
언플러그드 보이입니다.
제 또래 친구들은 잘 알 거예요. 미려한 그림체와 개성 있는 캐릭터로 그 당시 유명했었어요.
청소년으로 나오는 주인공 강현겸과 채지율이 그 나이에 겪던 방황을 그렸죠. 천진난만한 줄만 알았던 강현겸에게 아픈 가정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채지율이, 놀이터에서 강현겸을 불러 내 위로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강현겸이 말하죠.
"난 슬플 때 힙합을 춰."
다시 보면 이렇게 오글 거리는데, 그 땐 그 대사가 얼마나 멋져보였던지.
두 주인공이 미래의 아기 이름을 놓고 대화하는 장면도 있는데요, 그 부분을 읽으며 나도 아기에게 어떤 이름을 지을지 고민했었더랬죠. 초등학생 이었는데도 말이에요.

 

 

박성철 조합원의 추천작
- 세인트 영맨(2007)


세계적인 수퍼스타 예수님과 부처님이 휴가를 받아 지구에 내려오면서 시작되는 내용입니다.
일본이라고 하는 나라가 어떻게 해서 컨텐츠 강국이 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상상력에 제한이 없는 컨텐츠에 대한 관용이 일본을 만화컨텐츠 강국으로 만들어 준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용은 코믹스럽고 유쾌한 농담들로 가득해 읽으시는데 부담감은 없으실 겁니다.
타는 듯한 여름을 보내며 마지막 휴가 때 읽기 좋은 만화 세인트 영맨 추천합니다.

 

 

안태호 조합원의 추천작
- 란코지사(2007), 현재관료계 모후(2006)

 

공무원이 세금버러지라고?

 

공무원에 대해 우리사회는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공무원은 칼퇴근, 복지부동, 무능력, 무기력 등의 미덕(?)을 한 몸에 체현한 세금 축내는 버러지들이라는 궁극의 비아냥-혐오대상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구가 두 쪽 나도 쫓겨나지 않는 철밥통으로 청년실업시대의 로망이기도 하다. 퍽 이중적인 인상인데, 흥미롭게도 이 둘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것이 일반인들의 인식인 것 같다. '공무원이나 해야지'라거나 '그래도 공무원이 제일이지'라는 둥의 말을 보면 이 상반된 인식의 절묘한 동거가 은연중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정책을 아는 이라면, 국가의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가져본 이라면 공무원과 관료사회에 대한 이런 피상적인 인식은 좀 아쉽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공무원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료사회만큼 강력한 조직은 드물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직은 기업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대통령의 저 유명한 말 한마디,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는 말은 이를 가장 명징하게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다른 지점이 보인다. CEO형 대통령을 요구하는 이들을 보라. 국가는 가장 큰 회사가 되었다. 세금이라는 막강한 재원으로 국가라는 가장 큰 단위의 조직을 움직이는 운영자들이 공무원이다. 정책을 생산하고 조율하고 현장에 맞게 디자인해서 실제 집행하는 이들만큼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게 누구겠는가.

관료사회의 끈질김과 그 저류에 흐르는 강력함을 도외시한다면, 국가시스템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흔히 공무원을 무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큰 오해다. 예전에 고위공무원(장관 보좌관)을 하던 한 선배는 “공무원은 어떤 정책에 대해 해야만 하는 이유 10가지와 하지 말아야만 하는 이유 10가지를 댈 수 있는 사람이다.” 라고 이야기해 나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그간 이런 저런 일로 만나고 경험한 공무원들에게는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만한 솔루션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공무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조직이 있고 조직을 유지하는 그들만의 룰이 있다.(이는 때론 강점이 되지만, 때론 조직 이기주의를 비롯해 끔찍한 악몽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란코지사>, <현재관료계 모후>는 드러내는 방식은 다르지만, 이 관료사회를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으로까지 까발려주는 작품들이다. 코믹터치로 적당히 뭉개고 대안이라고 내놓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란코지사>는 현재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모순 - 재정자립도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유치한 외부사업이 되레 재정을 좀먹게 되는 악순환 - 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현재관료계 모후>는 우리나라로 치면 기획재정부 정도가 될 재무성의 신입관료가 겪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준다. 부처별 예산쟁탈이라든가, 증세논란, 지자체 비자금, 탈세문제, 외교문제 등 예산으로 보여줄 만한 정책프레임들을 상당히 핍진하게 그려낸다. 특히 광우병 검사를 위한 예산을 따내는 과정은 의당 비슷한 과정을 거쳤어야만 하는 한국정부의 무기력을 연상시키고, 지자체 비자금 문제는 공무원들이 야근수당이나 출장수당 등을 ‘삥땅’쳐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두고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었다. 어찌됐든 이 작품들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정책과 현실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들을 투영해 낸다. 부러운 현실이다. 이 두 작품만으로도 일본 만화계가 얼마나 풍요로운지 넉넉하게 짐작할 수 있다. 일본만화 하면 기상천외한 설정과 독특한 상상력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실제로 전문만화의 활약이야말로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그에 비하면 아직 국내만화는 분화가 덜 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국내만화시장이 너무 앙상하다는 약점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겠지만, 각종 전문분야의 만화들을 기획하고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돌아보면, <식객>처럼 꾸준히 레퍼토리로 만들 수 있는 소재가 얼마나 무궁무진한가. 일단은 예로 든 두 작품처럼, 한국에서도 관료세계나 지자체의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천착한 작품을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정문기 조합원의 추천작
- 동네변호사 조들호(2013~현재)


인생의 만화는 슬램덩크.
명언보다 경기 중 땀 흘리는 명장면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도 상상하면 온 몸이 말하네요.
"농구하고 싶다"

직장인의 최고 만화는 미생
"애는 쓰는데 자연스럽고 열정적인데 무리가 없어"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일이 되게 해라"
일은 되게 하는 것이란 단순한 진리를 다시 깨우치게 하고
명언도 많지만 공감이 많이 되는 책.

최근 꼭 보는 만화 동네변호사 조들호!!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것이라면,
요즘은 이 작품이 가장 충실하지 않을까?

왜 (어려운 사람 도우며) 그렇게 살아요?
무슨 정의의 사도나 되는 것 처럼...

 

 

최원영 조합원의 추천작
- 남벌(1994)

 


1994년에 출간한 만화지만.
전 그 이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만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우리가 북한과 협력하여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이지요.
일본과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사이지만 한번도 일본에 가보지 못한 상태에서 반일 교육(?)만 받아서 그런지 만화를 처음 접할 때의 그 통쾌함은 잊을 수 없지요.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닌데 말이죠.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언론에 비춰진 독립지사와 친일파 후손들의 삶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지요.

그리고 이 만화는 몇번이나 드라마나 영화로 될 뻔 했지만 실패했다고...


문정원 조합원의 추천작
- 캔디, 베르샤유의 장미, 풀하우스


나이 차가 나는 언니들 덕에 나는 일찍 순정만화를 접하게 되었다.
형편이 좋지도 않았지만, 배를 골아본 적이 없던 시절... 언니들은 십원 이십원 오랫 동안 모은 돈으로 언제부턴가 만화책이란 걸 빌려보기 시작했다. 인기척이 나면 보던 만화책을 이불 속으로 빠르게 숨기던.. 그러고는 또 몰래 빌려보고...
몰래 보는 언니들을 나는 심술이 날 때마다 협박의 무기로 삼았다. "엄마 오면 일러줄테야."
그러면 언니들은 마지 못해 내 부탁을 들어줬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던 시기 나도 공범이 되었다. 캔디, 베르사유의 장미, 풀하우스...
어쩌면 현실에서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꿈을 꾸게했던 만화들..나의 감성을 성장하게 했던 순정만화는 그 시절 놀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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