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상단지에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은 안 돼!

 

부천영상단지는 부천 시유지 중에서도 노른자위 땅

부천영상단지는 서울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걸어서 30초 거리도 안 되는 초역세권이다. 부천시가 보유하고 있는 시유지 중에서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이다. 삼산체육관역이 생기기 전에는 외곽순환도로에 막혀 부천시에서 외따로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부천시 보다는 계양구, 부평구 시민들에게 유리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땅의 가치가 예전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졌다. 부천시의 금싸라기 땅이 된 것이다. 더불어 부천영상단지를 둘러싸고 수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서 인구수가 그만큼 늘어나 부천영상단지 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게 하고 있다.
현재 부천영상단지 안에는 부천만화박물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공방거리로 활용하고 있는 한옥마을, 민간이 사업비 16억원을 투자해서 2025년에 기부채납으로 허가된 상가, 야인시대캠핑장, 사업비 109억원의 알짜 예산이 들어갔지만 공사가 중단되어 혐오시설이 된 서커스상설공연장, 불이 나서 시설을 사용할 수 없고 명칭만 부여되어 있는 엑스포산업관, 문화재단, 노리단사무소가 사용하고 있는 관리동, 2020년까지 기부채납으로 사용하고 있는 세계유명건축물박물관인 아인스월드가 있다.

호텔, 백화점, 면세점, 창고형 할인매장을 주 사업으로
신세계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 부천영상단지를 복합개발한다는 명분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상단지를 1,2단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으로 전체 382,743.2㎡ 중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만화박물관 부지를 제외한 1단계인 185,160.8㎡가 그 대상이다. 이중에서 약 61%인 113,065㎡로 사업구역으로 선정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컨소시엄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주)신세계프라퍼티(50%)와 (주)신세계(10%), 싱가포르 외국투자기업(40%) 등으로 구성된 신세계 컨소시엄은 8,740억원을 들여 150인실인 호텔과 백화점, 면세점, 창고형 할인매장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또한 호텔 27층에 설치되어 부천시를 조망할 수 있도록 미디어전망대와 잡 월드, 멀티플렉스영상상영관, 갤러리, 캐릭터뮤지엄 등 문화시설도 조성한다. 특히 신세계는 미디어전망대와 수변공간, 상동 호수공원과 연결되는 브릿지 등 500억원의 사회공헌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이 같은 신세계컨소시엄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에 대해 부천시 부시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TF팀과 협상을 벌여 최종안을 11월 초쯤 발표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 720,958㎡은 신세계컨소시엄과 병행해서 영상문화시설을 민간자본으로 유치하거나 부천시가 직접 공공시설을 짓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하는 등등을 계획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영상단지가 아니라 상업단지로 매각한 것

김만수 부천시장이 발표한 이 내용으로만 보면 영상단지로 설정된 부지가 아니라 아예 상업용지로 매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애초에 사업시행자 공모지침서에 1,000세대가 들어가 있던 준주거시설은 빠졌지만 그야말로 노른자 땅에 백화점, 면세점, 창고형 할인매장을 내주고는 문화영상이라는 포장지로 그럴 듯하게 포장했다는 비판이다.
백화점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당연하게 만들어놓는 갤러리를 가지고 문화시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갤러리가 따로 시설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쇼핑몰 건물 안에 들어서게 된다. 여러 백화점들이 앞다투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갤러리를 만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잡월드나 멀티플렉스영상상영관은 창고형 할인매장 즉, 쇼핑몰에 필수적으로 유치되는 시설이다. 영화 감상을 위채 찾은 고객들이 당연하게 쇼핑몰에 들러 물건을 구매하는 실질적인 구매루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건 쇼핑몰을 건설할 때 필수적으로 따라 붙는 시설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때 영화상영관으로 활용한다는데 이는 일회성에 불과하고 상시적으로는 신세계컨소시엄이 상업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미디어전망대는 27층 호텔 꼭대기에 세원다는 계획인데, 호텔 영업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설이기도 하다. 전망대를 구경하러 오는 손님들이 당연히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전망대에 카페나 음식점등을 개설하면 당연히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변공간, 상동 호수공원과 연결되는 브릿지 등 500억원의 사회공헌사업을 한다고 해서 마치 부천시민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인양 포장했다는 점이 문제이다. 호수공원과 연계해서 브릿지를 만들면 당연히 백화점, 쇼핑몰을 찾는 고객들이 이용할 것이다. 이는 오히려 호수공원이 백화점, 쇼핑몰의 배경으로 깔려 일반 시민들이 이용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상동 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신세계백화점! 그럴 듯하지 않는가.
영상문화단지 계획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부천시청 균형발전과 임황헌(032-625-4900) 전략개발2팀장은 “1단계로 신세계컨소시엄에 매각할 땅은 23,000평 정도 됩니다. 여기에는 갤러리, 미디어전망대, 멀티플렉스영상상영관 같은 시설이 들어가고, 백화점, 쇼핑몰, 면제점 등의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갑니다. 구체적인 안을 도출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에 있는데, 11월 초쯤 그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때 부천시하고 신세계컨소시엄이 공동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의회의 의견도 듣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일반 시민들을 위해 사업설명회, 시홈페이지 토론방 개설, 시홈페이지 게시판, 동사무소 등에 자료비치 등으로 홍보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병국 시의원은 “부천시가 자체적으로 개발 능력이 되지 않아 민간을 끌어들이는 것은 이해하지만 시의원인 저 조차 무엇이 어떻게 들어서는지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합니다. 일반 시민들이야 무관심 하다지만 시유지를 재벌에게 매각하는 중대한 일을 시민들에게 샅샅이 공개하고 의견을 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부천의 미래를 위해 남겨놓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영상단지에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부천시민들의 문화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의장은 “부천영상단지는 그 이름에 걸맞게 개발되어야 합니다. 부천시민들을 위한 영상문화충전소, 영상문화제작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영상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이 되어야 할 곳입니다. 당장 부천시에 돈이 없다고 우선적으로 자연녹지를 시가화용지로 용도를 바꾸어 도시관리계획에 넣는 것은 영상단지를 반신불수로 만드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는 지 모르겠습니다. 부천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유지가 얼마나 된다고 빨리 빨리 팔아치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이 들어서면 다른 영상문화시설은 뒷전일 수밖에 없고 오로지 상업적 특혜를 베푸는 것밖에 없습니다. 부천시에서 돈이 없으면 차후 미래를 위해서 영상단지 땅을 남겨놓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호텔 꼭대기에 세워지는 미디어전망대가 부천의 랜드마크라고 하는 모양인데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이고, 김만수 부천시장이 이들 시설을 부천의 100년을 내다보고 문화도시 부천의 브랜드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누가 더 적합한지를 심도있게 평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이 부천의 100년을 내다보고 유치한 시설인가? 그리고 이들 시설이 부천의 경제활성화에 적합한 것인가? 부천영상단지가 그야말로 금싸라기 땅이어서 재벌들이 앞다투어 몰려들어 땅을 사려고 하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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