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양당 구도를 넘어 - 신현자 정의당 부천소사 지역위원장

 

콩나물신문에서는 부천 내 정치인 특집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우선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분들을 찾아 정치적 소신이나 경륜을 들어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별취재팀을 꾸리고 각 당별로 출마예정자들을 찾아 교차 취재를 해서 특집기사를 싣겠습니다. 독자여러분이 더 알아보고 싶은 분, 정당을 신문사로 제보해주세요. 질문도 받습니다.

 

▲ 신현자 정의당 부천소사 지역위원장

부천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신현자 : 학생 운동을 정리하고 노동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작은 공장을 들어갔고 노동사목 활동도 하게 되었어요. 거기에서 남편을 만나게 되었죠.

노동운동으로 부천과의 인연이 시작이 된 거네요. 그전엔 부천에서 알고 있던 분들도 없었는데...
신현자 : 네. 그래서 처음에는 정이 안 들었었는데 지금은 이제 제2의 고향이 된 거죠. 여기서 결혼하고 애 낳고 살았으니까... 해고를 당하고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자)인게 드러나 노동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 전부터도 민주노동당 활동을 했었는데, 해고된 다음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보정당 활동을 한 거예요. ‘부천은 도시이고 주민들의 대부분은 노동자들이다.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야 되겠다.’ 이제 이렇게 해서 정당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하게 된거죠.
그래서 이제 지역에 나왔는데, 저는 당시 아기를 낳기도 해서 만나기 쉬운 사람들이 여성들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지역에서의 여성운동도 시작 하게 됐죠.

‘우리 아이들 같이 키우자’ 의기투합 했었는데...

 

지역에서 해오셨던 여성운동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준다면요.
신현자 : 이곳 부천 새시대 여성회를 2006년도에 시작했어요. 2006년에는 마침 지방선거가 있었어요. 동네에 있는 사람들은 여성이랑 자영업자분들이시잖아요. 여성들을 많이 만나게 된 거예요. 선거가 끝나고 "야, 우리 마음과 뜻이 맞는 사람이 만났는데 우리 그냥 헤어지지 말자"는 생각이 모아져서 여성회를 만든 거죠.
여성회를 만들고 무슨 활동을 할까? 처음에 시작했던 게 ‘좋은 놀이터 만들기 운동’을 했어요. 놀이터에 보면 동네별로 많은데 관리가 잘 안 되서 뭐 모래에 기생충 알이 있다거나 그런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거를 주부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조사 다니고 ‘이제 동네를 진짜 바꿔보자’고 앞장섰죠. 그래서 몇몇 군데는 실제로 바꾸기도 하고, 여기 빼꼼놀이터는 저희가 실제로 모래를 뒤집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햇볕에 한번만 이렇게 쏘여주면 괜찮은데, 그걸 안한거죠. 몇 년 동안. 그래서 뒤집고 아이들이랑 거기서 같이 동네 잔치도 했어요. 작게는 그런 활동부터 2008년 광우병 파동 때에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걱정하는 엄마들의 모임을 만들어 엄마들이랑 같이 유모차 끌고 촛불집회를 갔죠. 그리고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고요. 우리 부천에서도 여성들이 이런 목소리들을 낸다고 알리는 그런 활동들을 한거죠. 그때 동네에서 애들 셋 데리고 촛불집회에 가는 엄마가 있었어요. 안타깝게 그 친구가 작년 여름에 저세상으로 갔어요. 같이 여성회 만들고 지역활동을 만들어가던 친군데 암 투병하다가... 그 친구랑 처음에 만나게 된 것도 여성회였고 진보정당이였고, 동네에서 ‘우리 아이들 같이 키우자’ 라는 걸로 의기투합 했었는데... 그 친구랑 같이 해왔던 과정이었는데...

살아오면서 줄곧 정치적인 활동을 해왔지만, 직업적인 의미의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신현자 : 2012년 진보분열(통합진보당 사태) 이후의 일이에요. 진보정치가 잘 되려다가, 여러 가지 진보의 부족한 모습 때문에 국민들에게 상처도 많이 드리고... 그때 제가 절망을 많이 했어요. 많이 울기도 하고... 왜냐면 저의 지난 과정들이 다 이런 식으로 도매금으로 다 이렇게 희화화 되는구나 하는 것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난파선이 됐지만 여기서 다시 세워야 되겠다 라는 생각을 한거죠. 누구도 그 짐을 떠맡기 힘들 때 내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혹시 영화 ‘나쁜 나라’를 보았나요? ‘나쁜 나라’를 보고 나서 저는 ‘왜 나쁜나라가 됐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에 대한 대답이 너무 명백하잖아요? 나쁜 정치 때문에 나쁜 나라가 된건데...
신현자 : 그 영화 보니까 저도 (세월호 투쟁의 과정이) 처음부터 다 생각이 나는 거예요. 나는 그때 어땠었지? 4월16일날... 다 다 복기가 되더라고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막 그렇게 싸울 때 제가 지쳐서 힘들어서 쓰러질 때도 있었고, 버스 왔을 때 있잖아요? 그때는 그 준비를 제가 했었으니까...

세월호 부천대책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을 했죠?
신현자 : 네. 한 여름에 상가 방문했었던 것도 떠오르고... 그때가 한 여름이었는데 요만한 세월호 플랜카드를 매장에다 붙이는 거였어요. 그것도 자기 돈 내고. 그런데 사장님들이 장사가 안되는데도 그걸 또 해주셨어요. 그런 사장님들이 계셨거든요. 근데 정치로 인해 정말 계속 배신을 당하시잖아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120석이나 있는 정당의 정치인들이 와서 ‘협상해야된다’하고. 가족들이 국회 나와서 농성하게끔 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싸우고 진실규명 외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세월호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의 문제인데 협상거리가 되게끔 만들어버린거죠, 정치가.

 

 

좋은 정치로의 변화를 위해

나쁜 정치의 반대가 좋은 정치 아니에요? 우리 정치 지형에서 좋은 정치가 될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신현자 :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불법대선자금 제공사건)으로 인해서 정치관계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대표적으로 지구당이 없어졌어요. 돈 드는 정치 안한다면서, 본인들이 부패정치를 안하면 되는데 국민들이 정치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를 싹 다 막아놨어요. 그래서 저희도 공식명칭이 정의당 경기도당 부천소사구위원회예요. 경기도는 넓잖아요. 당이 일단 너무 멀리있으니까 시민들 입장에서는 당 활동을 하기가 쉽지가 않은 거예요. 그전에는 지구당에서 당원 확대 노력도 하고, 사무실도 만들 수 있죠. 부족하지만 자원봉사로 상근자도 만들 수 있었는데 이게 다 불법이 된 거예요. 그리고 그 밖에도 정당명부비례대표문제. 지금 인구 편차를 3:1에서 2:1로 조정하라고 하는 헌재 판결이 내려졌잖아요. 정의당이 이거를 헌법소원 했던 이유 중 하나는 현재의 정치지형에 파열구를 내기 위해서 였어요. 사표 심리를 방지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왜냐면 지금의 비례대표제는 양대당독식구조이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예요. 정당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거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양대정당의 나누어먹기 구조를 깰 수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하나요? 군소정당들한테는 많은 변수가 될 것 같은데...
신현자 : 제가 볼 때는 안철수 씨가 중도에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간거라고 본인의 포지션을 잡았잖아요. 전 좋다고 생각해요. 여러가지 스펙트럼이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밖에도 생태 환경, 사회적 소수자 등 국민들의 가치와 생각들이 반영이 되는 정당들이 많이 출현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게 제 생각이예요.

 

 

‘정의당은 이런 정당이다’라고 소개 해준다면?
신현자 : 정의당은 일단...젊은 정당입니다.(웃음) 일단 생긴지 얼마 안되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책 자체가 젊어요. 앞서간다는 의미죠. 그래서 가능성이 많아요. 이번에 진보운동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대거 같이 결집을 했어요. 정의당의 이름으로.

신현자 후보의 선거공약에 대해 말씀해주겠어요?
신현자 : 일단 총선은 지방선거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지역공약 보다는 정의당은 우리 나라를 이렇게 바꾸겠다, 이렇게 살기좋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준비하고 있죠. 통신비 기본요금 폐지 하면 전국민 가구당 연 60만원 절감되고, 청년의무고용제라든가 전월세 상한제 같은 일자리와 복지가 주요 공약입니다.

다른 야당이 아닌 정의당을 뽑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신현자 : 저는 철 든 다음부터는 ‘정의롭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또 그렇게 해서 만든 당이 정의당이예요. 그런데 지금 사회에서 정의는 힘이 없죠. 그래서 정의로운데 힘이 있는 그런 대안 야당이 필요해요. 그리고 더이상 이 양당 체제는 희망이 없는거예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지금 여당은 기득권정당이지 보수당이 아니다. 보수는 보수대로의 분명한 몇 가지 요소가 있어야 되는데, 그중에서 어떤 한 요소도 갖추지 못한 기득권 패거리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거대 야당은 그냥 야당일 뿐이에요. 그게 진보가 아니라는거죠. 어떤 것도 진보입장에서 협상이나 토의에 그리고 국회활동에 참여한 적이 별로 없어요. 세월호 특별법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거고. 그것뿐만 아니에요. 탈핵에 대해서는 전혀 입장표명조차 없어요.

신현자 : 네, 현재의 이 양당체제는 보수 진보 이런 구도도 아니고, 괜히 국민들을 현혹하는거 같아요. 그리고 국민들의 여러 가지 가치와 입장들이 이야기되는 공론자체를 ‘야 우리 편먹자’ 해서 싹 나눠가는 구조잖아요? 지금은 원내 교섭단체도 양대 정당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안 되는 거예요. 정의당같은 진보 색깔이 분명한 제3당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면 눈치를 볼 거란 말이죠. 근데 현재 그렇지가 않으니까. 우리 정의당이 낡은 정치에 소금 촥 뿌려가지고 썩은거 도려내고 그럴 수 있는, 그런 소금 같은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그런 대안야당으로 국민들께서 좀 키워 주십사 해서 출마한거죠.

99프로 사람들을 위한 정의

‘정의롭게 살고 싶다.’ 참 좋은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사회에서 낭만적인 얘기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신현자 위원장께서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신현자 :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모두 다르겠지만, 저의 정의는 대한민국 99프로 사람들의 정의예요. 99프로 사람들이란 평범한 사람이고 일하는 사람들이죠, 장삼이사인데요. 장삼이사들이 실제로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런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이런 사람들에게 이로운 것. 그것이 저는 정의라고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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