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인심도 되살아나나?

  

 

  입춘 날이다. 모처럼 고강제일시장이 사람들로 붐볐다. 세밑이기 때문이다. 삶이 팍팍한 부천의 서민들이 설날을 맞아 그래도 장을 보러 발걸음을 한 것이다. 
  경제는 날이 갈수록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맞는 설날이 기쁘지 않겠지만 모처럼 집으로 찾아오는 식구들을 위해 먹일  것, 입힐 것, 군것질 할 것들을 찾아 시장에 나온 것이다. 
  시장에 나왔으니 남편을 위해 돼지 껍데기도 사고, 막거리 한잔에 서러움을 풀어내기도 한다. 과일가게는 새로운 과일들로 넘쳐나고, 생선가게도 싱싱한 해산물로 넘쳐난다. 야채 가게도 설날 나물 준비를 위한 흥정에 정이 넘친다. 잡화점도 모처럼 설날을 맞아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준비해 놓았다. 
  고강제일시장을 돌며 사진을 찍는데 더 예쁘게 찍어달라는 주문부터 뭔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대는 사람들도 있다. 길고 긴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설날이 좋기는 좋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시장에 나들이 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뿐이다. 젊은이들은 백화점이며 대형쇼핑몰로 몰린다. 제래시장을 걸어다니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거닐며 우아한 쇼핑을 하는 것을 즐겨한다. 또 하나 대형쇼핑몰에서 한꺼번에 설날을 위한 물품들을 살 수 있기에 재래시장 가게 하나하나 돌며 흥정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약삭빠른 계산속일지 모른다. 집 가까이 재래시장을 두고도 차를 가지고 먼 대형쇼핑몰을 굳이 가는 것은 어쩌면 젊은이들의 특권 같다. 
  재래시장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데에 있다. 설날 준비 물품들을 사면서 서로 긴얘기, 짧은 얘기를 나누며 공동체 삶을 살아가는 생생한 미풍양속에 있다. 이것마저 사라지면 그야말로 각박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만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인심 사나워진 부천을 되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앞으로 부천의 인심이 되살아 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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