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뱅크 이기훈 대표

   

 

   ◆하비뱅크는?

-하비뱅크는 2010년부터 모임을 시작한 부천 사회적 기업입니다. 푸드뱅크가 음식을 나누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의 취미를 갖고 그 취미를 향유하며, 공동체와 함께 나누자는 뜻에서 ‘하비뱅크’ 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2010년부터 활동을 진행했고, 2011년에 사업자 등록을 해서 ‘부천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이 돼서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비뱅크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제가 부천에 이사 오기 전에 살던 동네에서, 제가 다니던 성당에서 살인사건이 한번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외국유학을 번듯하게 하고 와서, 밖에 나가기 힘들어서 집에서 게임을 하던 친구가 뭔가 갑자기 불만이 폭발을 해서 길에 칼을 갑자기 들고 나가서, 사람을 살해하려 했고, 그 사람이 피하다가 새벽미사를 하고 있는 성당에서 죽은 사건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어떻게 하면 사회 밖으로 나오는데 도움이 될까 고민을 했었고, 제 경우에도 예전에 조금 힘들었을 때, 집밖으로 나오기 싫었을 때, 사진이라는 취미가 저를 집밖으로 나오게 하는 게 굉장히 큰 도움을 줬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떤 취미가 있으면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가지고 얘기하고 그러다보면 조금 더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라는 발상에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수익은 사진 촬영, 영상제작, 홍보영상 제작, 인쇄물 디자인 등을 통해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바탕으로 저희 비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장점은?

-사진의 장점은 본인의 시선을 제일 쉽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사진작가 김중만 선생님의 강의를 잠깐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진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정말 간단하다. 남대문 시장에 가서 카메라를 구입해서 그 문밖을 나와라. 그러면 그 순간부터 당신은 사진작가다’라고 말씀을 하실 정도로 사실 사진은 굉장히 쉽게 시작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가 되면 본인들이 공부할만한 의지가 생길 수 있을 만큼 여러 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것은 서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골프라던가 아니면 특히, 제가 당구를 되게 열심히 배우려고 했었는데, 당구 같은 경우는 소질이 없으면 사실 굉장히 어렵잖아요. 아무리 전문가들이 설명을 해줘도 못 따라 하거든요.

그런데 사진 같은 경우는 잘하시는 분이 코치를 해주면 상황에 따라서는, 한컷 정도는 그분이 말씀하신 대로 촬영을 할 수도 있고, 처음단계에서는 배운 것만큼 쉽게 어떤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 그런 것 만큼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과 취미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이라는 분야뿐만 아니고 사실은 서로가 서로의 취향, 시선, 때로는 장비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런 것을 존중해주면서 시작을 하게 된다면 내가 어떤 사진을 찍고, 무엇에 취향이 있고의 문제보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 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는 사진을 도구화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진을 예술이라고 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아직도 계속 서로 이야기하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얘기하다 보면 또 다른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취미나눔가’ 양성과정의 방향은?

-취미나눔가 양성과정은 현재 3기까지 진행되었고, 올 4월부터 활용반을 개설하여 플래시를 쓰는 법, 행사사진을 촬영하는 법, 아니면 가족사진 촬영법 등을 가르쳐드리고, 실제로 그분들과 함께 복지관 행사촬영을 도와드리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게 목적이었다면, 작년 취미나눔가 양성을 시작하면서부터는 한명이라도, 우리와 함께 오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고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강의뿐만이 아니라 나눔과 같은 실습을 계속 하다보니까,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게 조금 어려운 단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모두가 다 포토샵의 베스트가 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연배가 있으신 선생님이 저에게 배우러 오시면, 되게 기초적인 단계만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그 분께 너무 많은 것을 다 가르쳐드려야 한다기 보다는 처음에 문을 열어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얘기하면 ‘돈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사회’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겠죠. 지금은 취미를 즐기려면 굉장히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요? 그렇게 하지 않고 단지 취미에 더 집중을 해서 서로 즐기고, 그 취미를 매개로 서로 나눌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잘 노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부천 사회적 기업으로 바라는 점은?

-부천 사회적 기업 협의회는 자생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굉장히 자랑스럽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에서 큰 원동력을 활용해서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원동력을 마련해서 제가 만든 디자인이 세상을 바꾸긴 쉽진 않겠지만 더 좋은 퀄리티의 디자인을 하고 노력을 해서 바뀔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기업뿐만 아니라 같은 분야에 있는 회사들과 교류를 하는 게 제 사업적인 꿈이기도 합니다.

 ◆부천에서 기억에 남는 촬영은?

-부천에서 제일 재밌었던 촬영은 부천에서 없어져가는 것들을 촬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야인시대 캠핑장이 있지만, 예전에 부천의 허락을 받고 판타지아 스튜디오에 촬영을 갔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인원을 모집하고 함께 촬영을 갔던 것이 저에게 재미있던 경험이었습니다.

 ◆부천의 공간에 대해 바라는 점은?

-기존의 자원들을 많이 수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너무 새로운 것만을 강조를 하다보면, 사실은 전통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 공간 자체가 부천의 좋은 것이든, 또는 부천의 안 좋은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런 것들을 함께 모아서 엮어나가고 풀어나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부천에도 서울 ‘선유도’ 같은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것도 남아있고 그러면서 현대의 것도 접목이 되고 ‘선유도’가 정답이라고 얘기할 순 없겠지만, 그런 스타일의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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