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에 취한 꽃들이 꾸는 꿈

봄은 등허리에 꽃들을 업어 키운다

연분홍 포대기는 없지만

여린 꽃들이 자울자울 잠이 든다

 

낮잠에 취한 꽃들이 꾸는 꿈

 

봄술에 취한 용버들 가지는

축축 늘어져

가거라 삼팔선을 불러 제낀다

 

술 취해 죽은 형의 털신이

장독대 뒤에 묻혀 있고

자꾸만 매화꽃 속으로 뛰어드는

꾹꾹 꾸루룩

 

형의 뻐드렁니 닮은

바위취 꽃!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