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시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

 

 부천시와 전통시장 상인연합회가 상생협력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것이 부천시의 보도자료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30분 김만수 시장과 부천시전통시장연합회 회원 15명이 비공식적으로 간담회를 갖은 후 이뤄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부천시와 부천시전통시장이 서로 상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업무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부천시가 477억원의 예산을 들여 주차시설이 부족한 전통시장 주변 12곳에 공영주차장을 우선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 공영주차장은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공영주차장 설치이외에도 전통시장에 대한 아케이드 설치·보수, 고객지원센터 건립 등 전통시장 상인회에서 요청한 11개 숙원사업도 7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2018년까지 시설현대화사업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당연히 부천상동영상단지 매각 대금에서 나오는 것인데, 업무협약 내용에는 적시되어 있지 않다.

부천시 지역경제과 김일환 주무관은 “그동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계획들이 실행되어져 왔다”며 “중기청 공모사업 등을 통해 국비와 도비를 유치하고 여기에 시비를 포함시켜서 활성화 시킬 것이다. 지난 2월달에 신청한 것도 있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신청을 할 계획이다. 거기에 따라 부천시 교통시설과가 주차장 확보를 위한 용역에 들어갔고, 그 용역결과가 나오면 원도심 주차장 확충사업이 시작될 것이다. 477억원은 부천상동영상단지 매각안이 통과되면 그 매각대금 중 일부(477억원)를 우선적으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부천상동영상단지 매각대금으로 쓰겠다는 것을 부천시 실무진에서 답변하고 있는데, 정작 업무협약 내용에는 빠져 있다. 그냥 477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것만 담겼다.

그런데 부천시장과 전통시장연합회가 업무협약을 맺기 전에 가진 김만수 시장과의 면담에서 ‘부천상동영상단지 안에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시장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이같은 내용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매각안에서 뺄 테니까 신세계컨소시엄이 상동영상단지 매각안 승인과정에서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박기순 부천시전통시장상인연회 회장은 “김만수 시장이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런데, 부천상동영상단지 땅 주인인 시장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 있다’는 지적이다. 부천시장을 포함한 부천시민이 땅주인데 ‘반대한다’는 입장 따위를 표명만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당장 ‘매각안에서 빼면 그만인 것’을 ‘반대한다’는 표현으로 포장하거나 유체이탈식으로 말한 뒤, 정작 매각안에는 그대로 포함시켜 기습적으로 통과시키면 그만이다는 것이다.

현재, 총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천시장이 ‘반대 입장’ 표명으로 일단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반대운동 같은 소나기는 피하고자 하는 발언이라는 의구심도 든다는 지적도 있다.

총선 후 5월달에 열릴 예정인 부천시의회 본회의에 부천상동영상단지 매각안이 상정될 때 부천시민들이 반대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부분들을 빼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구 수정이 진행되어야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부천시와 부천시전통상인연합회간의 업무협약 체결에 이러한 문구에 내용이 전혀 적시되지 않아 향후 이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의문이라는 비판이다.

여기에 부천 서민 경제 압살하는 대형마트입점저지 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해놓고, 부천시전통시장연합회만 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범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슈퍼협동조합 백원선 회장은 “박기순 회장으로부터 전화로 전해받기는 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 상의나 협의를 해 본 바가 없다. 기본적으로 상의를 해야 옳은데... 그 내용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대책위에 참여하는 있는 부천민중연대 한유리 대표도 “업무협약 내용을 상세하게 모르겠다. 그리고 업무협약이 구체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부천시 전통시장들이 477억으로 활성화 될지 그것도 의문이다. 그게 돈으로 될 일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부천상동영상단지를 신세계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문제는 부천시의 첨예한 사안으로 부각되어 있다. 현재 매각안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매각안 자체를 반대하는 후보들이 있고, 부분적으로 수용하지만 대책마련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표명을 한 후보도 있다. 그렇기에 김만수 부천시장은 그동안 부천상동영상단지 매각에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입장에서 한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부천전통시장연합회에서 거세게 반대를 하니까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만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현했을 뿐, 기존의 매각안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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