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의석을 몰아줬는데도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심판하여 의석수로는 1당이 되었지만 비례대표 득표율은 국민의 당에 1.2% 뒤진 3위(25.54%)로 지난 19대 때의 36.4% 보다 11%가량 하락했다.

또한 지역구 의석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석 뒤진 새누리당은 이번 20대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33.5%로 지난 19대(42.8%)에 비하여 9.3%가량 하락했다. 기존 양대 정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양대 정당의 줄어든 표가 국민의당(26.7%)이라는 제3지대로 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의 특이한 점은 기존 양대정당의 우세지역 내지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상대당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대구의 김부겸이나 호남의 이정현을 비롯해서 부산, 경남권의 야당당선자, 강남의 야당 당선자가 속출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퇴조 속에 새누리당 우세지역에서 야당의 선전이 돋보인다. 이는 정부여당의 실정과 불통을 유권자가 심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정도 되면 정부 여당은 선거 참패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되는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거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친박의 원유철 원내총무가 된 것이나, 민심은 나 몰라라 하면서 선거패배는 새누리 심판이지 정권심판이 아니라는 듯한 청와대의 여전한 유체이탈 같은 모습은 앞으로 20대 국회의 순탄치 못한 모습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야당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을 제어하라는 국민의 의사를 받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상대정당의 우세지역에서 선전하면서 당선된 사례들을 보면 단순히 이름값만으로 당선되었다기 보다는 지역에 뿌리 내리면서 지역주민들과 스킨쉽을 잘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거 같다.

낮은 자세로 지역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을 잘하는 후보들이 득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종로의 정세균과 오세훈의 경우도 지역의 바닥민심을 훑은 정세균이 대선후보로 지지도가 높은 오세훈을 이긴 것이나 순천의 마당발이 된 이정현을 보면 알 수 있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여 민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외면할 때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천은 이번 총선에서 4개 선거구 전부 더불어 민주당후보들이 당선되었는데 부천 유권자들의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국민의당 28.8%, 새누리당28.5%, 더불어민주당 27.2%, 정의당 7.3%를 기록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이 4개 선거구를 휩쓸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당투표는 3위를 기록했다. 이것은 지역구 후보에는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고 정당투표에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교차투표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부천은 시장, 국회의원, 도의원이 전부 더불어민주당이고, 시의원의 과반수가 더불어민주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정당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은 부천시정이 부천시민에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예회관부지 매각문제, 영상문화단지 개발문제 등 부천시정에서 시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일방통행식 독주를 한다면 부천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새누리당이 심판받은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부천시민의 목소리 청취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완패하면서 국민의당에 뒤진 사태가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부천에서 국민의당이 정당투표 1위를 했다는 것은 향후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정도의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놓는다면 부천의 권력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Ⅰ김의섭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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