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선
소나무에선
바람도 사랑을 앓는다
한겨울이건 한여름이건
한꺼번에 몰려왔다가
솔가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아예 떠나려 하지 않는다
바람도 이별을 앓는다
소나무에선
한 번 떠나면 언제 올지 모르므로
눈물 흘리며
솔가지 부여잡고 윙윙 울기도 한다.
겨울 솔방울로 떨어져
눈 속에 파묻혀 있을 때
소나무 꼭대기에 위태롭게 선
바람은 죙일 물구나무 서서
아기 소나무 탄생을 기원하며
입김을 불어댈 줄 안다
그렇게 솔바람으로
몇 백년 붙박이로 서 있는
솔뿌리에 스미기도 한다
그림Ⅰ소천 강해운
글 Ⅰ한도훈
강해운 조합원
hansan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