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새롬교회’ 30년의 선교활동

도서관 운동, 지역아동센터, 마을만들기, 협동조합까지

‘약대 새롬교회’ 30년의 선교활동

약대 새롬교회 이 원 돈 목사

 

약대 새롬교회가 30주년을 맞았다. 무려 30년동안 약대 마을에서 ‘도서관 운동, 지역아동센터, 마을만들기’ 등등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두어 가고 있다. 달나라 토끼 카페에서 이원돈 새롬교회 목사를 만나 그간 새롬교회 역사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약대에 86년 6월 8일, 새롬교회를 열어

Q 새롬교회가 순우리말인데...

A 전북대 철학과 교수인 남정길 목사님이 해직교사가 되어 세운 교회가 지식인교회였습니다. 인텔리교회라고도 하지요. 남목사님이 7년 동안 사역을 하다가 대학교에 복직이 되어서 가시고 난 뒤 제가 신학대학교를 졸압한 뒤 후임자로 전도사가 되면서 지역사회에 내려가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습니다. 예수님도 갈릴리라는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지역에 내려가자고 생각해서 약대로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당시에 기독학생총연맹(KSCF)에서 간사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도시서민, 도시빈민 활동보고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게 약대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활동하던 청년들과 함께 내려와서 86년 6월 8일 개척교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Q 당시 약대의 모습은?

A 당시에 중동이 개발되기 이전이어서 뚝방동네라고 했습니다. 삼정공단이나 도당공단에 다니는 분들이 살고 있는 약대 마을은 ‘양귀자 소설 속의 원미동 사람들’ 같은 서울로 진입하지 못한 서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젊은 분들이 아기를 낳고 가족을 이루면서 서민으로 살고 있어서 제일 먼저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 당시 부모들이 철야나 잔업을 해야 했기에 밤 늦게까지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 자녀들을 돌볼 공간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희 교회가 어린이집을 열자마자 이틀만에 22명이 신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역 공부방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새롬지역아동센터가 되었지요.

약대 마을은 전국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구이동율이 잦았습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10년 정도 어린이집을 열었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약대에서 처음으로 마을만들기 시작

Q 그 뒤의 변화는?

A 10년 정도 지나서 마을 일도 하고, 공동체를 이루는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안을 하면 다들 ‘다음 달에 이사를 갑니다’라고 답변을 하고는 했지요. 그런 분들이 한두분이 아니어서 그 분들의 꿈은 아파트가 있는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을 공동체를 지향하는 저의 꿈과 다르다는 사실을 10년만에야 깨달았습니다.

반면에 약대 마을에서 살기 힘든 분은 강화도로 가거나 외지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998년도에 IMF가 터져서 극심한 가정해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지원센터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지원했지요. 그러다가 가정만 돌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을만들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마을만들기는?

A 이때 마을만들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부천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가와사키 시에 가게 되었습니다. 가와사키에서 하는 마을만들기를 목격하고 설명을 들어보니 약대동에서 한 것 하고 똑같아서 우리도 마을 만들기를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마을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했는데 10년이 지나서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마을만들기를 시작하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전국에서 마을만들기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부천시 도서관 운동 주도

Q 부천시 도서관 운동은?

A 부천에서 최초로 약대글방이라는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새롬교회 정성회 집사님과 윤석희 선생님이 주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약대글방은 주민들을 상대로 한 도서관이었습니다. 반면에 일사랑터는 노동자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일사랑터는 도당동에 위치해 있었는데 새롬교회하고는 무관했습니다.

정성회 집사님이 사재를 털어서 만든 약대글방이었는데, 7-8년 운영하다가 2002년도에 새롬교회가 인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푸른부천21’이 주도적으로 해서 ‘작은도서관’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작은도서관 8개가 선정이 되었는데, 약대글방이 포함되어 약대주민자치센터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부천시에 작은도서관이 19개가 있습니다. 전국에서 제일 잘 되는 도서관운동이었는데, 최근에는 조금 주춤해지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 운동이 벌어지던 시기에는 도서관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도 하고, 도서관 학교도 열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 컨텐츠가 마을만들기하고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청년운동, 어른신 운동, 시민운동, 문화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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