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개발제한구역을 지켜 주십시오!

 

글 | 윤병국 조합원/시의원

 

경기도 부천시는 53㎢의 좁은 면적에 89만명이 살고 있는 초고밀지역으로서 서울에 이은 전국 2위의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멀리 계양산, 성주산 등이 둘러싼 분지형 지대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매우 취약한 반면 공기를 정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산이나 강이 없고 농경지도 없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이런 부천에서 그나마 숨을 쉬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김포평야에 연결된 대장벌이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벌판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도심의 확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으며, 논에 자라는 벼가 공기를 정화해 주고 논에 담긴 물이 미세먼지를 가라앉히며 지표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벌판의 많은 부분이 90년대 이후 중, 상동 아파트 개발로 사라지고 이제 김포공항 주변 대장동 벌판 120만 평만 남아 있습니다. 도심 외곽에 산재하는 초라한 야산들은 야금야금 택지와 도로에 먹히고 불법경작에 훼손 돼 오고 있습니다.

아직 끝이 아닌가 봅니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여 개발 사업을 하려는 계획이 연속적으로 수립되고 추진되고 있습니다. 해제의 규모가 적지 않아서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부천의 남은 녹지를 지켜주십시오

부천시는 최근 인천시 부평구와 연접한 상동 영상단지 11만평의 자연녹지를 대형쇼핑몰 등으로 개발하기 위해 도시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도시의 연담화를 방지하기 위해 남겨 둔 완충녹지였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이 사업이 가져 올 교통혼잡, 도심과밀화, 중소상인 피해를 예상하며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벌판 남은 땅의 1/3에 해당하는 40만평에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정대로를 만들면서 잘려나가고 물류단지, 금형단지를 만든다며 많은 땅을 내 줬는데, 이 계획마저 실행되면 부천시민들은 숨도 못 쉬게 될 것입니다.

부천종합운동장 역 주변은 역세권 개발이라며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계획은 원미산과 도당산을 이어주는 연결녹지를 끊게 되며 손바닥만큼 남은 도당산 계곡마저 택지와 산업단지로 바꾸는 일입니다. 온 부천을 산업단지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1km도 안 떨어진 까치울 역 주변에는 광명-서울 간 고속도로의 요금소를 만든다며 대규모 녹지훼손이 계획 돼 있기도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부천의 녹지를 지켜주십시오. 부천의 전역에서 이렇게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개발은 유례가 없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녹지마저 갈갈이 찢어놓는 일입니다. 자연 3등급이 65%나 되는 지역인데 보전가치가 없다며 훼손을 방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개발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녹지등급으로 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부천시는 계속하여 녹지를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특별히 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사업에 있어서는 이미 경기도 및 국토부와 사전협의가 된 일이고 시행사도 내정됐으며, 모 국회의원과 국토부 장관 간에 사전내락이 돼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부천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제동을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