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왕국으로 입장 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재미있는 열매와 씨앗의 여행

 

 

♬♪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대추 한 알_ 장석주> 

지금 숲에서는 잎을 다 떨어뜨리고 새들이 좋아한다는 빨간 팥배나무 열매만이 모습을 드러내고, 노란 은행잎도 떨어지고 알알이 익은 은행만이 바닥에 나뒹굴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이들은 이 은행들을 가리켜 “은행똥”이란다. 똥은 밟으면 안 된다고 까치발로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귀엽다.

올해 그 덥다던 여름 날씨를 잘도 버티고 열매와 씨앗들이 결실을 거두었다. 식물의 그 아름다운 결실인 열매와 씨앗은 어떻게 다를까?

열매는 씨방이 부풀어서 된 것이다. 씨앗을 품은 씨방의 벽이 점차 두꺼워지면서 씨앗을 감싸게 되는데, 씨방이 부풀어서 씨앗을 포장하는 방법은 꽃들마다 다르다.

진달래나 철쭉, 무궁화, 콩처럼 씨방이 딱딱한 껍질로 변한 열매를 “꼬투리” 또는 “씨앗주머니”라고 한다.

씨앗은 씨방 속에서 만들어진다. 거의 모든 꽃들이 다 그렇다. 씨앗의 모양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씨앗을 싸고 있는 껍질과 씨앗을 채운 배젖, 그리고 그 속의 진짜 어린 싹인 배로 이루어져 있다.

배는 나중에 식물로 자랄 부분이고, 배젖은 배에게 필요한 양분을 저장하는 곳이다. 식물의 씨는 나중에 어린 식물이 될 배가 자라고 발달하는 곳이어서, 식물이 자손을 퍼트려 대를 이어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 식물은 제자리에 서서 움직일 수 없는데 씨앗은 어떻게 여행할까?

먼저, 바람에 날려서 멀리 이동하는 민들레, 붉은서나물, 박주가리, 단풍나무열매 등이 있고, 스스로 터져서 이동하는 물봉선, 돌콩, 이질풀 등이 있다.

동물에게 먹혀서 이동하는 팥배나무, 산수유, 노박덩굴 등이 있고,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붙어서 이동하는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미국가막사리 등이 있다.

또, 둥둥~물에 떠내려가며 이동하는 노랑꽃창포, 버드나무등도 있다.

버드나무 눈송이는 바람으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물가에 살고 있어 씨앗이 물로 떨어져 둥둥 멀리까지 떠내려가기도 한다. 

이제 아이들과 숲에서 열매와 씨앗으로 재미있는 놀이를 해 보자!!~~

우와~~하는 아이들의 함성과 함께 단풍나무 씨앗을 날려보며 헬리콥터 프로펠러와 비슷한 모양임을 이야기해 주고, 더 오랫동안 돌면서 떨어지는 씨앗도 찾아본다.

 

그리고 박주가리씨앗도 호~~불어 날려보며 “이것은 무엇과 비슷할까?” 하고 물어보면 “낙하산”이라고 바로 답을 준다.

바람에 날려서 이동하는 씨앗을 보았다면 이번에는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붙어 이동하는 열매를 가지고 놀아보자!!~~

도꼬마리 열매는 멧돼지그림을 그린 수건에 열매를 던져 다트놀이를 하고, 도꼬마리 열매를 보고 벨크로(찍찍이)를 발명한 이야기와 함께 식물에서 모방해 발명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도 나눈다.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다람쥐~♬ 노래를 부르며 다람쥐가 되어 도토리를 숨겼다가 다시 찾아오기도 하고 찾지 못한 도토리는 어떻게 되는지? 도토리의 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과 이렇게 숲 활동을 하면서 씨앗의 이동 방법을 알고 열매와 씨앗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를 하다 보니 어느새 아쉬운 가을도 지나가고 하얀 함박눈을 기다리며 추운 겨울 왕국으로 입장 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생태환경연구회 청미래 숲해설가 이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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