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람도 그렇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람도 그렇다

 
  2016년, 콩나물신문 조합원 여러분은 행복하셨습니까? 경기불황과 서민생활고 속에서 유례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문란으로 주말을 광장에서 보낸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재자의 딸이 아버지 대통령의 신화를 뭉개고, 온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고 새 정권이 들어서겠지만, 사실 진정한 싸움은 그때부터 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 싸움은 일그러진 우리 자신과의 싸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16년, 저는 불확실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기대로 콩나물신문과 함께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성격대로 많은 일들을 상상하고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나름의 성과와 만족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과 미련도 있습니다. 더 많은 독자와 소통하고, 좀 더 많은 조합원과 함께 할 걸 하는 마음 말입니다. 더 나은 자신, 좀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우리가 디디고 있는 현실은 어쩌면 벼랑 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족이고 친구이고 이웃인데 생각이 다르다고 상처를 줍니다.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고 합니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합니다. 네가 옳고 내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싸움은 형제끼리 더 치열합니다. 동료끼리 더 격렬합니다. 치열하고 격렬하게 싸우다보니 왜 싸우는지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화나있을까요? 왜 이렇게 외로울까요?
  사람 때문에 상처받지만 사람 때문에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큰아들 사춘기 반항에 괴롭다가도 막내아들 재롱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아직 글을 다 못 깨우친 막내가 걱정되다가도 훌쩍 커버린 장남이 든든합니다. 예쁘다고 마음먹고 보면 예쁘지 않은 것이 없고, 밉다고 마음먹고 보면 밉지 않은 것이 없다는데 옆에 있는 사람부터 예쁘게 봐야겠습니다. 따뜻한 눈길로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지 않은 게 없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2017년, 콩나물신문과 함께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먼 세상 사람보다 바로 옆에 있는 이웃사람부터 챙기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곧바로 틀렸다 하지는 맙시다. 문제를 보는 관점과 해결하는 방식이 모두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가족을 친구를 이웃을 내 맘처럼 움직일 수 있다고 여기지 맙시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습니다. 넘어진 친구에게 야유보다는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콩나물신문 발행인 오산
 
  2017년, 콩나물신문 가족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콩나물신문과 함께 가족이 친구가 이웃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정상이 물러나고 새로운 세상이 새해와 함께 떠오르길 희망합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광장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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