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래울에서 벌응절리로 가는 길에 서 본다

사래울 마을길을 걸어본다

 

2016년 겨울, 광화문 길 위에서 주권자인 국민들에 의해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12월 14일, 역곡의 길 위에서 부천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새를고개길을 가다

부천동초등학교를 지나 새럴산의 고갯길을 따라 걸어본다. 이 고갯길을 사래울에서 조마루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사래울, 새럴산. 모두 낯선 이름들이다. 사래울은 이곳에 있었던 마을의 이름이다.

새럴산은 사래울 마을이 자리 잡은 산의 이름이다. 사래울과 새럴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살아나갔을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과 이 지역이 가지고 있을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름조차 생소하다. 옛 지명들과 함께 그 지명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사라져 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새를고개길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을 터였다. 그런 고갯길을 밟으며 콩시루 선생님들과 이야기꽃을 피워본다. 추운날씨에도 고개를 내민 냉이들에 입맛을 다셔보기도 한다. 생태교란종이라는 서양등골나물의 삶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도 나누어 본다.

역시 길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야 즐겁다. 멀리 원미산의 장대봉과 멀미봉이 보이는 곳에서 발길을 돌린다. 아직 가봐야 할 길들이 많다. 내려오는 길에 새로 조성된 공원에도 들러본다.

 

사래울 마을길을 걸어본다

역곡 2동 동사무소 근처에서 시작해서 사래울의 옛 골목길들을 걸어보았다. 빌라들 사이로 나있는 구불구불한 옛 골목길을 걷다보니, 재미있게 보았던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볼 때 마다 어릴 적이 생각나서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프로그램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많이 행복했다.

이 길을 기억하고 있는 누군가가 지금 이 옛 골목길을 걷는다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길이였다.

사래울에 있었던 경기원잠종제조소의 이야기도 들었다. 일제는 원래 꽃동네였던 지역에 경기원잠종제조소를 만들고 뽕밭을 조성하였다. 농번기에도 일제의 수탈 정책으로 인해 힘들게 누에치기를 해야만 했던, 우리민족의 이야기가 가슴이 아팠다.

사래울에서 벌응절리로 가는 길에 서 본다

걸음을 돌려, 사래울에서 벌응절리로 가는 길도 알아보았다. 벌응절리는 사래울처럼 역곡에 있었던 옛 마을 중 하나이다. 이 길에 있었던 몽고간장 공장 이야기도 정말 재미 있었다.

부천시 역곡2동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오늘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콩시루의 역사를 쓰고 있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너무나 행복하였다.

글 | 유소림 콩시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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