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심야식당 청개구리


 
식당에 손님이 찾아온다. 주인장은 손님의 기호에 맞게 음식을 차려주고 손님과 자연스레 대화한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 등등. 손님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기도 한다. 그리고 친구가 된다. 일본만화 심야식당의 한 장면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도 가능할까?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는 이 만화를 모티브로 청소년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고 2011년 9월에 문을 열었다.
청개구리는 이동식 심야식당이다. 화요일과 목요일엔 부천역 상상마당에서, 수요일엔 고강동 고리울어린이공원과 도당동 강남어린이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상상마당에 차려진 청개구리는 이름과 어울리는 초록색이었다. 활동가들은 능숙하게 천막을 치고 테이블을 정돈했다.
물푸레나무청소년공동체 이정아 대표는 “청개구리는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물푸레나무청소년공동체, 부천시청소년수련관이 연합해 만든 공간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만날 수 있을까란 고민을 했어요. 청소년기관이나 쉼터를 찾는 아이들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거리로 나온 거죠.”라고 했다.

“청년활동가들과 청소년활동가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합니다. 이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곳이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거죠.”

청개구리를 열기 전, 청년활동가들과 청소년활동가들은 회의를 한다. 특히 청소년활동가들은 청개구리를 찾는 청소년들과 비슷한 또래여서 분위기에 휩쓸릴 때도 있다.
회의는 그런 점을 조언하고 보완하는 시간이다. ‘욕하지 않기’, ‘소리 지르지 않기’, ‘배려하기’를 원칙으로 한다.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저는 ‘하세요’라고 말해요. 그리고 ‘책임을 지고, 약속을 지키세요’라고 말하죠.”

이정아 대표는 “책임”을 강조한다. 책임은 상대에게 돌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지는 것이다. 옳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책임을 지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은 곧 남을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청개구리 아이들은 동화 ‘청개구리’처럼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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