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가지에 찾아와 노래해주라
부천의 새 – 매봉재(도당산)
직박구리에게...
직박구리에게 후광(後光)이 있다
아침마다 홍매화 줄기에서
노래 부르는 다정(多情)이라
사중창으로 때론 이십중창으로...
신나는 노랫소리에 창문을 열면
보랏빛 여명이 직박구리 날개를 감싸준다
밤새 살인자에게 쫓기던 흉몽(凶夢)도
휴지조각이 되어 날아가고
매화꽃이 필 때까지
햇살 한줌이라도 더 지펴주라
오래 등줄기 한 번 못 펴고
누워 있는 누이에게
직박구리 후광(後光)을 가져다주면
희미한 웃음, 방안에 가득해
가끔 백할미새도 찾아주면 좋겠다
바람이 매화꽃으로 피어나는 날에...
직박구리여 누이가 몸을 일으켜
밤하늘 별을 볼 때까지
홍매화 가지에 찾아와 노래해주라
글 한도훈 사진 정원모
한도훈 시인
hansan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