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가지에 찾아와 노래해주라

부천의 새 – 매봉재(도당산)

 

   직박구리에게...


직박구리에게 후광(後光)이 있다  

아침마다 홍매화 줄기에서

노래 부르는 다정(多情)이라

사중창으로 때론 이십중창으로...

신나는 노랫소리에 창문을 열면

보랏빛 여명이 직박구리 날개를 감싸준다

밤새 살인자에게 쫓기던 흉몽(凶夢)도

휴지조각이 되어 날아가고

매화꽃이 필 때까지

햇살 한줌이라도 더 지펴주라

오래 등줄기 한 번 못 펴고

누워 있는 누이에게

직박구리 후광(後光)을 가져다주면

희미한 웃음, 방안에 가득해

가끔 백할미새도 찾아주면 좋겠다

바람이 매화꽃으로 피어나는 날에...

직박구리여 누이가 몸을 일으켜

밤하늘 별을 볼 때까지

홍매화 가지에 찾아와 노래해주라

글 한도훈 사진 정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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