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무늬 쇠딱따구리 매봉재에 살지

 

한줄무늬 쇠딱따구리에게

 

매봉재에 가면

한줄무늬 쇠딱따구리가 있지

그 친구하고 눈을 맞추면

부끄럽게도 세상은 환해져

참나무에 따닥딱딱 구멍을 뚫은

그 구멍으로 바라보면

참 부끄럽게도 세상은 환해지지

참나무 줄기에 살고 있는

애벌레 한 마리 먹기 위해

하루 종일 쪼아대는 쇠딱따구리

내 하루의 노동은

거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

부리가 뭉개지고 뭉개져도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참나무를 쪼고 또 쪼고...

프레스에 팔등이 찍히고

손가락이 잘려나가도

꾹꾹 참고 견뎌야 하나?

          글 한도훈 사진 정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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