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턱멧새에게

 

노랑턱멧새

장가 가는 날,

무스 진하게 발라 머리깃을 세우고

노란 나비 넥타이 매고

검은 눈썹을 그려서

한껏 멋을 냈지

 

멀미에서

성주산에서

매봉재에서

나보다 멋진 사내는

어없지. 암, 없어

 

흠모하는 새색시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매화향이 가득한 곳에서

행복해질 권리 있어

장가 갈 권리 있어

 

꽃 피는 봄이 왔어도

홀로 혼밥 먹는 이들에게

멋진 노란 나비넥타이 선물해주고 싶어

진달래 숲에서

한바탕 신나는 노래소리 들려주고 싶어

해가 저물 때까지...

 

 

                   글 | 한도훈 사진 | 정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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