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문을 보며...

 닭이 행복한 세상, 사람이 행복한 세상

'살충제 달걀' 파문을 보며...

 

 

 

 AI니 살충제 달걀이니... 닭(달구님)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뉴스의 탑을 장식하는 요즘입니다. 닭과 닭이 낳아주는 계란이 얼마나 중요하고 귀한 것인지를 느끼며 폭력적인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날들이기도 합니다.

 

 어느 저널리스트가 오랜 시간 애착을 가지고 닭의 역사를 기술한 '치킨로드'라는 두꺼운 책에 보면, 멕시코에서는 수많은 닭들을 매몰처분을 해야 할 일이 발생하여 달걀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폭동'이 발생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달걀... 가장 싼 값에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서민들의 음식인데 그 값이 폭등한다면 '폭동'이 일어날 만도 하겠지요. 오래전부터 위정자들의 첫 번째 덕목이 백성들을 편안히 먹이는 것이라 하였으니 말입니다. 건강하고 저렴한 먹거리의 귀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닭의 생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이해했더라면, 이번에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어 온 나라가 시끄러운 사건은 충분히 예견이 되었던 일들입니다.

 닭에게도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모이를 먹을 때와 흙목욕을 할 때일 것입니다. 흙목욕 중인 닭은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긋함을 보입니다. 더운 여름엔 그늘 아래에서, 겨울엔 양지바른 곳에서 목욕을 합니다. 목욕은 바가지만 하게 발로 땅을 파며 흙을 끼얹는 식입니다. 닭은 흙을 털고 다시 새 흙을 반복해서 끼얹는데 이때 흙과 함께 진드기나 각종 기생충이 떨어져 나갑니다.

 상상해 보세요. 깃털이 많은 닭에게 진드기나 각종 기생충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지. 몸이 가려워도 날개를 제대로 펼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양계장 닭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입니다. 닭에 대한 이러한 대우는 부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늘을 나는 자유를 버리고 인간 곁에서 제 몸과 알을 제공해 온 대가가 이렇습니다. '살충제 달걀' 파문 때문인지 몇 마리 되지 않는 닭을 키우며 달걀을 자급자족하는 저에게도 지인들의 문의가 있습니다. 비싸더라도 달걀을 구할 수 없겠냐는...

 

 아무쪼록 새 정부가 잘 관리하고 통제하여 이 땅의 민초들이 안심하고 건강한 달걀을 먹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닭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생태적 환경이 되어야만 우리도 건강한 달걀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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