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성큼 가을이 왔다가 훌쩍 떠나려고 한다.

상동 호수공원에 코스모스가 진하게 피었다.

이를 탐내는 아가씨들의 몸짓이 상큼하다.

가을빛도 코스모스를 닮아간다.

호수에 빠진 낮달도, 의자에 앉아 있는 조각상도

은근슬쩍 미소를 짓는다.

모든 게 용서되는 가을이다.

초가지붕에 매달린 탐스런 박도 웃는다.

그렇게 가을은 서쪽 하늘로 달아나기 바쁘다.

 

 

시(詩) | 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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