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
 
 최근 한도훈 씨가 올린 “부천 누구나 정치” 관련 글에 어느 시의원이 댓글을 달면서 느닷없이 콩나물신문을 들먹였다. 한도훈 씨가 한때 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을 했으니, 한도훈을 곧 콩나물신문으로 보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한도훈 씨 생각이 콩나물신문 공식 견해냐고 다그치기도 한다.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매한가지이다. 콩나물신문을 비아냥 대고 모욕하고 폄훼한다. 어느 지역신문 발행인은 "신문은~"하며 한 수 가르치려 한다. 안쓰럽다.
 
 조조나 유비나 손권은 각자 자기 꿈을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실천해 간다. 모두다 천하를 자기가 주도하여 통일하려 했으니 저쪽 세력을 밟아야 했다. 그렇게 다투다가 결국 조조 후손이 천하를 통일하여 위 황제를 자처하지만, 그것도 5대 황제로 끝나고 조조 책사였던 사마의가 세력을 잡아 사마의 후손이 진나라를 세워 위나라를 계승한다. 위오촉 세 나라 영웅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다.
 
 10년 뒤 부천에 어느 지역신문이 살아남을까? 자기 혁신에 성공하면 살아남는 것이고, 구태의연하면 도태될 것이다. 물론 거기서 콩나물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삼국 영웅들과는 달리 각 지역신문은 부지런히 각자 자기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 저쪽 신문을 폄훼하거나 모독할 필요가 없다. 서로 경쟁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신문이 도태한다고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자기가 꿈꾸던 것을 실천하고 그 과정이 행복했으면 그만이다. 유비와 손권, 조조가 그랬을 것이다.
 
 콩나물신문은 400명 가까운 사람이 한푼 두푼 모으고 중지를 모아 만드는 신문이다. 지금도 그렇게 중지를 모은 편집 방향이 싫어서 조합에서 나가고, 반대로 그 방향과 과정이 좋아서 조합에 가입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끼리 기준을 잡아가며 오순도순 다독이고 잘 살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자기 기준과 감정에 사로잡혀 그렇게 살지 말라느니 하며 공연히 콩나물신문에 삿대질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다. 안쓰럽고 안쓰럽다.
 
글 | 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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