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아 아버지를 살린 계남고 3학년 학생 이야기-

"체육시간에 배운 심폐소생술이

아버지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

 

-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아 아버지를 살린 계남고 3학년 이예담 학생 이야기-

 

 

 

부천 계남고등학교(교장 나길수)에서는 지난 13일 아버지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3학년 2반 이예담 학생에게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수여했다.

시간은 2017년 9월 15일 새벽 4시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예담 학생은 새벽까지 밀린 숙제를 하다가 안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 엄마가 아빠를 간절히 부르는 소리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아빠의 호흡이 이상했다. 그러다가 아빠가 호흡을 멈춰 버렸다.

그래서 이예담 학생은 바로 119에 전화를 했다. 119 구급대원에게 아빠의 상태를 소상히 이야기 했다. 소방대원은 아빠가 다시 숨을 쉬기 위해서는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휴대 전화기를 옆에 두고 구급대원이 불러주는 박자에 맞춰서 심폐소생술을 했다. 아빠의 가슴을 세게 누르면서 압박을 가하기를 여러 번 했다. 얼마나 힘차게 압박을가했는지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수십 번의 가슴 압박을 하자 아빠가 호흡을 되찾았다. 아빠가 생명을 되찾은 것이었다. 아빠의 맥박이 다시 뛰고 호흡을 시작했다. 그렇게 5분 정도 지나자 구급대원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얼른 문을 열어주자 구급대원들이 안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구급대원들이 아빠의 상태를 파악한 뒤 인공호흡기를 씌웠다. 아빠의 가슴이 고르게 뛰었다. 그제서야 이예담 학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119 구급대원은 이예담 학생을 돌아보면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다면 아빠는 생명을 잃었을 것 같습니다.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했기 때문에 아빠의 생명을 살린 것 같네요. 어디가 아픈지 병원에 가 봐야 하겠지만 일차 고비는 넘긴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빠는 집하고 가까운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119 구급차에는 엄마가 탔다. 이예담 학생은 집에 남기로 했다. 아빠를 살려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이예담 학생은 학교 체육시간에 심폐소생술에 대해 배우면서 마네킹에 직접 심폐소생술을 해본 적이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어떻게 하는 건지 먼저 동영상 시청을 했다. 체육선생님이 마네킹으로 시범을 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배웠다. 그 후에 한 조씩 교대로 나가서 마네킹에 가슴 압박을 해봤다. 그렇게 실제로 체험을 해보면서 가슴 압박을 하는 것이 그냥 단순히 누르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가슴 압박이 5cm 깊이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 그 깊이가 생각보다 깊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에 실제 사람한테 해볼 일이 생겨도 마네킹에 했던 것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정말 실제로 아빠에게 해 볼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이예담 학생은“학교에서 미리 심폐소생술 관련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119에서 시키는 대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서 이론만 배웠다면 어떻게, 얼마만큼 해야 할지 감이 안와서 제대로 못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까 무슨 느낌인지 제대로 알고 할 수 있어서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아빠가 다치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기도 했지만 통화하고 있던 구급대원께서 5cm로 누르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말에 확실히 해야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이예담 아빠는 응급실로 이동한 후 점점 의식을 찾고 나중엔 일반 병실로 가서 거의 3주 만에 퇴원을 했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다시 회사도 정상적으로 다니고 건강하다고 했다.

계남고 나길수 교장은 “심폐소생술 훈련은 예전처럼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동영상만으로 교육을 시키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체육시간의 심폐소생술 수업이 한 사람, 특히나 학생에게 너무나 소중한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이렇게 학교 수업의 내실화가 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심폐소생술 수업은 변함없이 실제 훈련으로 지속될 것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디를 가서라도 위기 상황이 오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 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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