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와 지역언론 그리고 지역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주변이 온통 정치와 선거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일반 시민들의 생각과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했다.
택시는 시민의 발이다. 많은 시민을 태우고 부천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기사님들이라면, 가장 가까이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부천개인택시복지협동조합을 찾았다. 그곳에서 차량 정비를 위해 들린 두 기사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비록 논리적이지 않고 투박한 이야기지만 삶에서 우러난 솔직함만으로 공감할 부분이 있다.
 
 
택시기사님 1
  보기 좋으라고 써논 공약, 안 믿어요
 
 
이번 지방선거 투표일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모르죠. 관심도 없어요. 선거가 코앞으로 닥치면 아는거지.”
 
승객들 중에 선거나 정치에 대해 얘기하시는 분들 없나요?
“별로 없어요.”
“간혹 하기는 하는데, 대부분은 남북관계도 있고 하니, 현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부천에서 나오는 시장나 시.도의원 후보들에 대해선 알고 있나요?
“그건 아직 잘 몰라요.”
 
손님들과 부천시의 문제점이나 현안을 이야기 하거나 들은 것이 있나요?
“요즘에는 대부분 남북관계나 경기가 안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는데 지역의 문제는 소홀한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경기가 안좋은 거는 현정부의 책임만은 아니잖아요. 어떤 묘약을 쓴다고 해도 1~2년 만에 경기가 뚝딱 좋아질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요. 미국 달려가 올라가니까 어쩔 수 없이 돈이 빠져나가고,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잡으려니 부동산 경기가 약간 침체되는 건 당연한거죠. 그렇다고 폭탄을 놔둘 순 없고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하니까 경기가 조금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잡아야할 시점이죠.”
 
부천의 발전을 위해선 종합운동장 개발이나 대장동 개발 등을 해야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심곡복개천 개발에 찬성하는 입장이였어요. 건물만 들어선다고 도시가 아니고, 무조건 차들이 쌩쌩 달릴 수 있다고 좋다고 보는건 아니거든요. 그런 공간이 있어야 삶의 질이나 도시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 해놓은 모습은 불만입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애매해요. 컨셉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장동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손님은 있는데 환경문제처럼 깊은 얘기까지 하시는 분은 없어요
대장동 일대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버려진 땅이란 이미진데, 그렇게 버려두기보단
차라리 산업단지라도 들어오는 게 낳지 않나 생각해요. 캠핑장이 있다던가 꽃이 많다던가하는 테마가 있어서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면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맞죠. 그렇지도 않은데 버려진 땅처럼 둘 필요가 없다는 거죠.“
 
 시민단체들은 대장 개발 반대를 주장하며 대안제시를 하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뭘 알아야 반대를 하던 선택을 한던 하죠. 개발을 하는지 반대를 하는지. 나도 제대로 모르는데 일반 시민들은 어떻겠어요. 그냥 모르는 남의 얘기죠.”
 
 시장을 잘 뽑으면 시민들의 삶이 바뀔까요?
“당연히 바뀌죠. 당장은 아니라도 천천히 바뀌겠죠. 그런데 그런 이미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후보가 별로 없더라고요. 예전에 안철수가 처음 나왔을 때, 가치관도 신선하고 교육도 잘 받았고 예의도 바르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에 때묻지 않은 신선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전부 정치적인 쇼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철학이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없고, 그래서 많이 실망했죠.“
“어쨌든 시민들은 밖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나 공약만 보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데. 믿을 수가 없다는 거죠. 조그만 택시회사 노조위원장을 뽑을 때도, 공약 남발해놓고 지킨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놓고 결론은 찍은 사람 잘못이라고 말을 해요. 그러다보니 결국은 학연, 지연을 따라 투표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결정하는 현실적인 기준은 어떤 것일까요?
“아무래도 지금은 당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시장은 그나마 누군지 아는데 나머지 시.도의원 후보는 잘 모르겠거든요.”
 
후보들의 공약과 프로필을 담은 공보물이 집으로 오잖아요?
“그건 안믿어요. 어차피 보여주기 위해 써놓은 거라고 보기 때문에 믿지도 않고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사람도 거의 없죠. 길거리 가다가 후보들이 크게 내건 현수막을 보면, 황당한 공약도 있고, 그저 보기 좋으라고 써놓은 것처럼 생각돼요.”
 
택시기사님 2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당을 떠나서 앞으로 젊고 똑똑한 사람이 나와서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해야 해
 
지방선거가 언젠지 아세요?
“한 20여일 남은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날자는 몰라요.”
 
 선거일은 6월 13일 인데요, 혹시 시장후보 나오시는 분들 알고 계신가요?
“관심 없어요. 그 사람들, 그 놈이 그 놈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리고 다 똑같아. 누가 해도 다 잘한다고 그래. 지들이 다 잘한다고 그러는데, 잘하는 사람 하나도 못 봤어.”
 
 혹시 운전하시면서 손님이 중에 선거 관련된 얘기 하시는 분 있나요?
“많죠. 그런데 보수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말을 안 해. 물어봐도 대답도 없고. 진보만 막 자기 하고싶은 얘기 다 하고 그러지.”
 
 진보쪽이라고 하는 분들은 어떤 얘기를 하시나요?
“주로 불만을 얘기하지. 보수에 대한 불만. 지금 정부가 자기네들이 기대했던 만큼 못한다는 불만. 뽑아줘도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발전이 없다고.”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이라면 주로 어떤 얘기를 말하나요?
“맨날 자기 당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실제 시민들을 위해서 지역발전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지. 시민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맨날 당만 따라간다고.”
 
 진보라고하면 더불어민주당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그렇지. 주로 더불어민주당을 말하죠.”
 
 시장이나 시.도의원 선거할 때 이거 하나만은 보고 뽑자 하는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전에는 공약을 봤는데 지금은 안 봐요. 다 믿을 수가 없어.”
 
 그럼 뭘 보고 투표하세요?
“그러니까 안보고 생각나는 놈 찍는거야.”
“대개 보면 보수들은 뭐니 뭐니 해도 자유한국당을 찍고, 진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많이 갈리더라고. 예를 들어서 민주당이나 정의당이나, 각자 자기들이 원하는 쪽으로 잘 안되고 있다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이번에 무소속 시장후보도 하나 나왔는데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무소속 후보와 인사는 몇 번 했는데, 그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별로 신경 안써요. 어차피 약속했던 것도 안지키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니.”
 
앞으로 당선될 정치인이, 시민들을 위해서 이거 하나만은 꼭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시민들을 위해서 할게 지역균형발전인데. 신도시에 비해 소외된 지역이 너무 많아요. 재개발을 하려 해도 먹고살기 빠듯한 사람들에게 1~2억씩 부담금을 내라하니, 잘못하면 집만 날리고 쫒겨날 판이니 못하지. 말로는 협상이 안되어서 못한다고 하는데 정부나 시에서 장기적으로 보고 지원을 해줘야 해요. 엉뚱한데다 돈 쓰지말고 균형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어요.”
 
 혹시 대장동 개발한다는 것은 알고계신가요?
“알고 있죠. 대장동을 개발하면 택시기사는 운행범위가 넓어지니 좋을진 몰라도. 그렇지만 서민들한테는 하나 마나예요. 아무 필요가 없는거예요. 차라리 거기에 투자를 하느니 지금 현재 주민들이 살고 있는 심곡동, 송내동, 원종동, 원미동 같이 낙후된 곳에 주차장이라도 만들어 주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자녀분이나 손주분에게 앞으로도 계속 부천에 살라고 권유하고 싶으세요?
“아이들까진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부천에 살기 싫어요.”
“녹지는 적지. 쓰레기소각장에선 인천 쓰레기까지 태워주지. 공기도 안좋지. 대장동 산업단지 개발한다고 먼지 날리고 겨울에 바람이 휙휙 불면 전부 다 부천으로 오잖아. 내동, 삼정동, 고강동, 원종동은 그 피해를 다 받는거잖아. 말없이 피해를 보는거지. 대책도 없이. 한마디로 부천의 미래가 없단 얘기죠.”
 
 부천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당을 떠나서 앞으로 젊고 똑똑한 사람이 나와서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당을 타고 나오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틀렸어요. 자꾸 나이먹은 사람들이나 나오고 다수당 혼자서만 다하고, 시민의 말은 듣지를 않아요.”
 
“김만수가 시장을 8년을 했죠. 가끔 봉사현장에서 만나면 이런저런 민원을 얘기해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곤 끝이야. 사진만 찍고 가버려. 전에 홍건표 시장 때, 눈 안치운다고 그렇게 뭐라하더니 눈 펑펑 내리던 날 대책도 없이 상하인가로 갔더만. 그날 내가 시청에 가서 얼마나 항의를 했는데. 그러고도 퇴임하면 그러겠지. 내가 할 땐 참 잘했는데. 결국 다 똑같아.”
 
 지역구에 무소속 후보가 나온다면 뽑아주실 건가요?
“무소속후보도 똑똑하면 찍어줘야지. 그런데 사람들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더라구. 우리나라는 당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가 자리잡아서,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진보고 나이 먹은 사람들은 보수고 그래. 그런데 나이들면 보수가 좋아서 그러는게 아니야. 나이 든 사람들은 자기 자손들이 (자기들처럼 불안정하고 힘들게 갈지 않고) 안정된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진보는 새로운걸 자꾸 창조하고 개발하려고 하니까 나이든 보수와 부딪히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싸우면서 나가는 것이 정치예요. 보수라고 나쁘게만 보지는 말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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