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있으면 배고플텐데 밥은 왜?

윤병국, 오산 쌤 보세요.

지난 석 달동안 선거에 매달려 뛰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두 분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납니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이민을 가고 싶습니다. 그러니 두 분 당사자와 가족들은 그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뭇 사람들은 열심히 살고 정성을 다 하면 하늘이 안다고 하지만, 그 하늘보다 힘든 것이 사람을 설득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 지역 정당, 시민 정치를 공부하자고 여의도며 과천, 진주에 같이 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말로는 쉽게 "시민 권력, 포데모스, 오성운동, 디지털 민주주의"니 하지만, 우리 현실은 분단과 냉전의 울타리를 벗어나, 이제 겨우 빨간색 공포를 극복하는 수준입니다. 지역은 주민이 언제 삶의 주인이 될지 모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시민이 깨어 있기가 쉽지 않고, 조직되기는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두 분은 그런 어려움에 몸을 던진 선구자입니다. 두 분은 "깨어라, 깨어라"를 외친 것이고, 깨시민들이 그 대열에 참여하면서 비로소 우리 지역에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고 조금씩 조직된 것이죠.

자원봉사자 단톡방에서 "아쉽다. 우리에게 시간이 좀더 있었더라면. 우리가 좀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우리가 지역별 모임을 유지했더라면." 같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깨시민이 조직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죠.

어떤 사람들은 당선되지 못할 텐데 왜 출마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후보자가 출마해야 깨시민이 그 후보자와 함께 현실에 부딪치면서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압니다.

말하자면 두 분 덕분에 깨시민들이 선거 운동에 참여하면서 깨어있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를 알았을 겁니다.
앞으로는 이런 즐거움을 어떻게 조직하여 많은 분들과 나눌까를 고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깨시민의 조직을 틈틈이 점검하여 부천 전 주민이 깨어있는 주체로 살 날을 만들 것입니다.

두 분이 출마하여 그 단초를 만들어 주신 겁니다. 해보니 안된다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지 숙제를 내주신 거죠. 이런 현실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하라는 것이죠.

사람들은 두 분이 낙선했지만 큰 공부였을 거라고 위로하지만, 앞으로 또다시 두 분이 선구자가 되어 성급하게 부딪쳐야할 일은 아닐 겁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두 분을 잇겠습니다. 고민하겠습니다. 방법을 찾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두 분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되, 깨시민이 조직된 힘을 만들어 나갈 때 틈틈이 지혜를 보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6월 16일 아침에
한효석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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