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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외국인노동자의 서명에 의한 사직서는 부당해고에 해당.
이종명 (부천시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센터장)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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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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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방가방가씨는 2016. 11. 23. 주식회사 부천건설에 입사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중 2017. 12. 26.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며, 회사는 노동자 20여명을 고용하여 제조업을 하고 있었다.


사건의 시작은 2017년 10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가방가씨는 2017. 10. 27.부터 2017. 12. 16.까지 회사의 사용자로부터 휴가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고 본국인 필리핀으로 출국하였다가 2017. 12. 23. 입국하였다. 그런데 원래 회사에 휴가를 신청할 때는 2017년 12월16일에 복귀하기로 했었는데, 본국에서 다른 일정이 생겼다. 그래서 12월14일에 회사에 전화해서 일주일후인 23일에 입국을 하고 26일부터 출근해도 되냐고 승인여부를 물었다. 회사는 ‘그때 와라, 하지만 그때 오면 일이 없어서 퇴사신고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2017. 12. 23. 한국에 입국하여 같은 달 26일 이 회사에 복귀하였으나 사용자는 “다른 사람을 이미 고용했으니 퇴직신고를 해주겠다.”라고 하면서, 월급명세서에서명하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서명하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방가방가씨가 서명한 월급명세서는 실제는 ‘사직서’였다. 한국어를 잘 모르는 방가방가씨는 회사에서 월급명세서라고 서명하라고 해서 했는데, 회사는 한국어를 잘 모르는 방가방가씨에게 사직원을 월급명세서라고 속여 서명하게 했다.


방가방가씨는 회사를 나오자마자 구직신청을 위해 고용센터를 방문하였으나, 퇴사처리가 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부천건설 사용자에게 고용변동신고를 요청하였다. 문제는 회사 사용자가 고용변동신고서상의 사유 발생일을 2017.10.26.으로 해 버린데서 발생했다. 회사 사용자는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변동신고 후 1개월이 지나면 불법체류의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12월26일이 아닌 휴가갈때의 날짜인 10월 26일로 해버린 것이다. 방가방가씨는 하루아침에 불법체류자가 되었다.


고용센터를 통하여 고용변동신고 후 1개월이 이미 경과하여 더 이상 다른 사업장으로의 이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사건 사용자에게 해고를 철회하고 복직시켜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부천건설 사용자는 퇴직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복직을 거부하였다. 결국 방가방가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신청을 하게 되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직복직을 명령하였다. 판정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제3항에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종료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다른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의 변경을 신청하지 아니한 외국인근로자는 출국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방가방가씨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실제 회사에서 2017.12.26.일에 월급명세서에 서명하라고 할 때 그것이 사직서이며 사직일이 10월26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서명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방가방가씨가 사용자로부터 승인을 받은 휴가기간(2017. 10. 27.~12. 16.) 이전 일자로 퇴직일을 소급하여 사직할 이유도 없는 점에 미루어 방가방가씨가 사용자로부터 제공받은 사직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서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설령 방가방가씨가 사직원을 통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방가방가씨와의 근로관계 종료일인 2017. 12. 26.에 사직원을 수리했다고 보아야 하는 점에 비추어 근로자가 서명한 사직원에 근거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행위는 해고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사직서에 서명한 의사표시를 바탕으로 한 근로관계의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고, 이 사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고용허가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사업주에게만 고용허가의 권리가 있고,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그 권리가 없으며, 사업장을 이전할 수 있는 횟수도 3회로 제한되어 있다. 또한 회사를 옮기려고 하더라도 한 달 이내에 취업하지 못하면 불법체류자의 신분에 내몰린다. 그런 불법체류자의 신분에 내몰리는 것을 알면서도 실상 ‘너 고생한번 해봐라’는 심정으로 고용변동을 소급해서 신고한다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을 두 번 죽이는 행위와 다름없다.
우리가 진정 노동존중 세상을 말한다면,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의 노동권도 제대로 보호되어야 노동존중 세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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