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년간을 기다려온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에서의 당선과 낙선은 수동적 희비를 가져온다. 유권자의 선택에 의한 낙점은 노력에 대한 근엄한 결과가 아니라 바람이거나 통제할 수 없는 유행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외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낙선자는 지난 결과를 냉정히 반성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재도전을 도모하기 위한 인고와 와신(臥薪)의 시간을 견뎌야한다. 이와는 달리 당선자는 피곤이 가시기도 전에 당선증을 받아들고 그 결과를 실감하면서 자존감을 세우고 표정을 관리하며 꽃가마를 타는 격이 된다.

부끄러움과 부러움의 희비 교차의 극명한 결과는 그야말로 순간이다. 낙선으로 인한 부끄러움이란 스스러움으로 수줍어하는 마음일 터인데, 스스러움이란 친분이 그리 두텁지 못해 조심하는 것이다. 이와 대조되는 부러움은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어 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될 것이다.

과연 당선자와 낙선자 가운데 부러움과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이고 누구의 것이어야 할까? 부끄러움은 분명 양심에 거리낌이 있어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다. 당선자들의 부러움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고 본인의 진정한 정치적 소신과 철학으로 감동을 통해 얻어낸 결과일까,

한편 낙선자의 부끄러움이 스스러움에 의한 거부와 유권자의 냉정하고 현명한 정치적 판단에 합리적 판단에 의한 진정한 결과로 나타난 것일까. 때문에 낙선자의 부러움이 반드시 진정한 명실상부함을 담보로 할 때 인고와 상담(嘗膽)의 시간은 깊은 의미를 부여 받을 수 있다.

부러워함이 유권자의 박수와 환호에 값하려면 당선자의 그 능력을 인정하고 유권자의 기대와 여망을 실천할 수 있고 당선자 또한 부합할 수 있어야 진정하고 떳떳할 수 있을 것이다. 부러움이 외형적이고 과시적일 때 자못 그 본색이 쉽게 드러날 수 있는 부끄러움으로 인식 될 수 있는 개연성이 깊다. 부러움과 부끄러움은 이제 당선자의 유권자에 대한 무거운 몫이다.

선출직은 공인(公人)이다. 언젠가 현역 정치인은 넋두리하듯 ‘사생활이 없다.’고 푸념 비슷한 변명을 하면서 언행에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생활은 물론 개인의 사사로운 삶의 일상을 일컫는다. 사사롭다는 것은 공적인 성질이 아니고 개인적인 성질이며 결국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당선자 개인으로서는 공인(功人)이지만 본질적 이유는 공인(共認)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가올 4년의 임기는 진정한 공인으로서 공인을 넘고 건너서 명실상부한 공인이 되어야하는 스스로의 내적 다짐과 유권자에 대한 외적 책임과 함께 맡은 바 업무에 대한 공인이어야 하는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이다.

이제 공직자의 수준이 그 지역 시민의 격(格)을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되는 시대를 열어갈 책임과 의무가 당선자에게 있다. 시민의 대변자이고 삶을 개선하는 책임자의 입장에서 선거에 출마하면서 시민과 약속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남아 스스로에게 참담한 부끄러움이 되지 않기를 시민으로서 부러움의 박수를 보내며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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