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중소자영업이 기업과 노동으로 단순 분류할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이며, 자영업자는 자기고용 노동자라고 발언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영업 문제를 다룰 비서관을 새로 뽑는다니 문대통령이 우리나라 현 자영업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 같아서 말이라도 고맙다. 제대로된 정책을 제시해주면 좋겠다.

한국에서 남자 나이 40이 넘으면 "쓸모"가 없어진다. 사회 복지제도가 부실하여 노는 사람에게 전직 훈련, 전직 수당, 실업 수당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

그래서 실직하기가 무섭게 생계를 걱정하며 경험도 없이 이돈저돈 끌어모아 자영업에 도전하고 대체로 실패한다. 5년내 자영업 폐업율이 80%가 넘는다.

심지어 남자 백수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자의로 할 수 있는 일이 선출직 출마라고 풍자한다. 당선만 되면 시도의원은 임기내내 넉넉히 월급받으며, 사람들에게 대우받고, 보람도 챙길 수 있는 4년짜리 비정규직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여자는 60이 넘고 70에 가까워도 움직일 근력만 있으면 고급 일자리가 아니라서 그렇지, 이런저런 일거리가 많다.

자기고용 사례 1)
우리 이웃에 전기 기술을 가진 노동자가 있다. 전기 기술자 하루 품삯이 20~30만원이라니, 얼핏 보기에는 한 달에 열흘만 일해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임금이 싼 외국인 노동자에 밀려 이 사람을 불러주는데가 없다.

지난 겨울 한동안 보이지 않았는데 어쩌다 길에서 만나 안부를 물었더니, 겨우내내 다세대주택 전기공사를 도급으로 맡아 일한단다.
그 분이 그 현장 사장이면서 자기도 인건비를 줄이려고 외국인 노동자를 데리고 일한다고 한다.

그런데 도급으로 받은 금액에서 재료비 주고 인건비를 떼주면 결국 자기도 한 달 몇백만원짜리 사장이며, 한 달에 보름쯤 남 밑에서 일하는 것과 같단다.

즉, 자기를 고용하기 위해 몇 억짜리 공사를 맡아 서너달 고생하며 자기 품삯을 벌고 있었다. 일하는데 공정과 사람 관리로 스트레스가 크다더니 결국 부부가 평상에 앉아 한 개 3원, 5원짜리 부업을 하고 있다.

자기고용 사례 2)
지인 부부가 어느 동네에서 조그만 해장국집을 운영한다. 테이블은 10개가 안되는데 한가한 곳이라서, 점심때 그 10개가 꽉차는 경우가 드물다. 어쨌든 6천원짜리 해장국을 하루종일 50그릇은 파는 셈이라서 한 달 매출 900만~1000만원은 된다.

여기서 식자재 값, 공과금, 월세, 부가세 등을 빼면 한 달 400만원쯤 남는데, 한 달 2회 문닫고 부부가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으니, 시급으로 치면 6천원정도 된다. 남을 고용하지 않으니 인건비 지출은 하지 않는다.

이집 아내가 다른 식당에서 일하면 한 달에 4회를 쉬고 200만~230만원쯤을 받는다. 그러니 이 식당은 일거리가 없는 남편을 자기 고용하여 한 달에 남자가 150만원쯤 벌려고 식당을 꾸려나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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