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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사는 법
김재성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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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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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구씨와 .장옥봉씨는 결혼 19년차의 건강한 부부다. 장애인이라는 멍에가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부부지만 어느 부부보다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꾸리고 있다. 낮선 남녀가 만나 백년가약을 맺으며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어렵고 힘든 일이 행복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게 우리네 인생사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동안 장애인부부로 함께 산다는 건 더욱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을 거다.

   
 

원종구 장옥봉 부부는 현재 부천시장애인탁구협회 선수로 활동하며 장애인 올림픽을 목표로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멀리 내다보고 파이팅’하며 살고 있다. 작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상추와 깻잎에 삼겹살 올리고 소주 한 잔 마실 때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원종구 장옥봉 부부가 들려주는 인생살이를 들어보자.


장애인 부부로 살며 겪었던 어려움
“꽃잎 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방울들”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은 아내의 애창곡이자 우리 부부가 결혼하는데 일조를 한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98년도 명동성당 장애인 모임에서 아내가 저를 위해 들려준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그 이듬해 5월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시작하였고 지금까지도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으련만 저희 부부 에게도 비켜갈 수 없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IMF 여파로 직장이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서 가정 경제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저희부부는 최대한 검소하고 절약하는데 전력을 다해 적은 돈이나마 저축을 하면서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저희에게 아이가 없는 것이 또 다른 시련이었습니다.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자 해서 의학적 도움을 받아 시험관 시술을 했으나 3번의 실패로 접어야 했습니다. 아내는 더 하자고 했지만 저는 장애를 가진 아내가 시술 때마다 너무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했기에 시험관 시술을 중단하고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애써 위로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보통으로 살아가고자 했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평범한 삶이 허락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또 다른 도전거리가 생기고 그것들과 부딪치고 대응하는 인생여행이 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어려움은 2009년 겨울에 제가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뇌출혈로 큰일을 치를 뻔 했던 일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아내는 투병생활을 하는 제게 혼신을 다하여 케어 하였고 다행히도 뇌출혈이 심하지 않아 3개월 만에 완치되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어깨통증이 심해 결국 수술을 하게 되었고, 간병은 물론 재활운동도 아내의 몫이 되었습니다. 다시 움직일 수 있게 애써준 아내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내도 중증 장애인인데, 못난 남편을 위해 최선의 케어를 해준 그녀는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네 번째 어려움은 2013년 장모님이 별세하시면서 생긴 아내의 우울증이었습니다. 심한 증세는 아니나 늦둥이로 태어난 아내는 장모님의 치매끼와 온갖 병을 케어 하였고 장모님 마지막까지 함께한 효녀 였습니다. 장모님의 빈자리가 컸을까? 아내는 우울하였고, 안 되겠다 싶어  저희부부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스와 질병, 부정한 것들을 날려버린 스매싱
 이때 시작한 운동이 장애인 탁구선수가 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 코치가 되고 파트너가 되어 땀을 많이 흘렸고 어떠한 어려운 훈련도 이겨내며 각종대회에 준비를 하고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성과는 각종대회에서 입상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준 실업선수로 운동을 하면서 급여도 받게 되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2017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스런 일이 생겼고 저는 2018년 원주시장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저희부부는 올림픽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국가대표가 되어보자 하고, 오늘도 탁구장에 땀을 흘리고 넘어지면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의 기쁨을 장애가 더 심한 장애인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애인, 비장애인, 남녀노소 차별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인 ‘슐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장소를 마련하고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부천시지회 회원 중에 중증장애인과 슐런에 관심있는 회원을 모집하여 매주 월요일에 정기적으로 슐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2018년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에 슐런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지체협회 회원중에 제가 감독으로 선임되었고 선수5명이 선발되어 우승을 목표로 대회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탁구나 슐런 기타 여러 종목에 참여하여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없는 운동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겨내는 운동이 있는데 중증만이 아니라 경증장애인도 재활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희 부부도 얼마전부터 재활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잠자고 있는 내몸의 장애부위를 깨우는데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재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스갯 소리로 나이들수록 죽기 살기로 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운동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운동을 하면서 병원을 가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분들에게 자기 몸에 맞는 가벼운 운동이라도 지속적으로 하기를 바라면서 운동을 꼭 권하고 싶습니다.

   
 

저희 부부는 살면서 어려운 일 때문에 낙담하고 걱정거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을 때마다, 운동을 통해서 스트레스와 질병과 부정한 것들을 탁구용어로 스매싱으로 날려 보내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저희부부는 작은 텃밭도 가꾸고 있습니다. 운동과 텃밭 비장애인에게는 쉬울 수 있습니다. 장애인도 쉬울 수 있습니다.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이 글은 지체장애인협회가 주최한 ‘2018 전국장애인부부초청대회’에서 ‘세대공감상’을 받은 원종구. 장옥봉 부부의 수기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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